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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배우 최승현(그룹 빅뱅의 탑)이 연기한 타노스에 대해 시청자 반응이 엇갈린다. 약물 중독 래퍼에 잘 어울린다는 의견과 연기 실력이 한참 모자란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오징어 게임’의 각본·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지적 모두 자신이 책임질 일이라고 밝혔다.
황 감독은 “찍을 때도 (타노스 연기가 과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이거 너무 가는 거 아닌가’”라며 “하지만 이 캐릭터로 승부를 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버튼에 키스하는 장면도 (대본에) 없던 건데 제가 시켰어요. 이 캐릭터를 미워하시든 ‘야 갈 데까지 가는구나’ 해서 좋아하시든 그쪽으로 끝장을 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타노스에 대해 극명한 호불호가 나오는 건 제 극단적인 선택 때문이기는 합니다. 그래서 타노스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이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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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즌 1 때도 사실 ‘미녀’나 ‘덕수’ 캐릭터가 좀 과장된 데가 있다”며 “국내에는 미녀·덕수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해외에서는 조금 만화적이고 과장된 캐릭터들을 더 너그럽게 보고 좋아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문화적 차이인 것 같다”며 “미국 같은 경우 ‘화장실 코미디’가 있고, 우리가 어색해하는 것도 미국 사람들은 재미있게 보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시즌2가 전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인만큼 이를 풀어줄 희화화된 캐릭터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타노스도 이런 필요에서 만들었다. 황 감독은 “어색하고 과장된 캐릭터라 불호일 수도 있겠다 생각은 했다”며 “최승현이 연기를 이상하게 해서, 제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발연기’를 해서 캐릭터가 불호인 것보다는 캐릭터 자체의 불호성이 좀 크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에서 본 래퍼들에 착안해 타노스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황 감독은 “‘쇼미더머니’ 같은 거 많이 보는데, 이상한 스웩을 가진 친구들이 많이 나오지 않나. 워낙 젊은 친구들이 힙합을 좋아하기도 해서 래퍼 캐릭터를 그런 식으로 넣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래퍼 중에 마약하는 사람들이 보도되기에, 어차피 마약 문제를 얘기할 거면 래퍼를 통해 해보는 게 어떨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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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오디션을 보니 “캐릭터 자체가 ‘저세상 텐션’을 가진 사람, 스윙스니 그런 사람들 다 섞어서 만든거라” 어울리는 배우를 찾기 힘들었다. 고민하던 중 최승현 배우도 캐스팅 후보 목록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 사람 해도 괜찮겠어’보다 ‘할 수 있겠어’란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너무나 자기와 비슷한, 자기를 희화하는 캐릭터를 하겠다고 하겠어. 그 사건(2016년 4차례 대마 흡연으로 실형 선고)으로부터 6, 7년이 지난 때였어요. 조사를 했어요. 대마초·마약으로 문제된 연예인이 1970년대부터 쭉 있었더라고요.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는 4년 정도 출연정지를 시키고 풀어줬대요. 그 이후에도 대부분 제가 아는 분들이 4년 안에는 활동을 하셨더라고요.”
그는 “당시 짧게 생각했을 때는 이 정도면 최승현도 한번 돌아와서 해봐도 문제는 없겠다하고 시작했다”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발표도 안 했을텐데, (발표 후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와서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까지 용서를 못 받은 상태인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옛날보다 대마초 한 연예인에 대한 기준이 강해졌구나. 음주에 대한 기준이 훨씬 강해졌듯이”라며 “그 강해진 기준을 내가 미처 몰랐구나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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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를 뽑은 감독 입장에서는 차마 여론·언론 반응이 안 좋으니 그만두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그는 최승현을 선택한 데 대해 “타노스가 좀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인데 오디션을 본 어떤 배우보다 이 친구가 보여준 이상한 광기가 잘 어울렸다”며 “타노스가 보여줘야 하는 광기가 이 친구에게서 제일 많이 보여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친구가 하는 게 저희 작품에 다른 면으로 플러스가 될 거라 생각은 안 했고 오직 어울릴거라 생각해서 뽑았다”고 밝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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