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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강달러 땐 금값 고공행진...기후변화·전쟁 등 농산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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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값 1년 새 29% 올라…국내는 48% ‘쑥’
트럼프 시대 개막·지정학 긴장감에 안전자산 선호


이투데이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을 정리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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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개막을 앞두고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값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무역 전쟁에 대한 경계감과 글로벌 긴장감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어진 까닭이다. 트럼프 시대의 시작과 함께 강달러 현상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면서 농산물 가격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3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468.4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2일부터 1400원을 넘어간 환율은 같은 달 30일 1472.5원으로 최고치를 찍었다가 1460원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환율이 치솟는 가운데 금값도 급등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3일 기준 온스당 2657.38달러에 마감했다. 1년 전(2064.29달러)과 비교하면 28.7% 상승한 수치다. 금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같은해 10월 31일 2790.41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금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3일 KRX 금 시장에서 1kg 종목 가격은 1g당 12만8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0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해 연중 최고치(2024년10월23일 종가·13만50원)에 근접한 수치다. 1년 전(8만6820원)과 비교해 48.4% 가까이 뛰었다.

금값은 통상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내리면 금값이 오르는 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 등 글로벌 중앙은행이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궤도를 밟으면서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엔 지정학적 긴장감과 글로벌 불확실성이 달러값과 함께 금값을 끌어올리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대규모 관세와 확장 재정정책을 핵심으로 하는 트럼프 공약은 경기 방어와 함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금리 인하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갈등 같은 불안도 지속되며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와 금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대내외 투자은행(IB) 등은 향후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시티그룹은 올해 금값 목표가격을 온스당 3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귀금속·원자재 가운데 투자 성과가 가장 유망한 자산이라고도 평가했다.

트럼프 시대 개막과 함께 농산물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후변화와 전쟁 등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과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 농산물 등을 포함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10.4% 상승하며 2010년(13.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배 가격은 71.9%, 귤은 46.2%, 사과는 30.2% 올랐다.

국제기후연구소는 내년 2월까지 약한 수준의 라니냐(해수온이 평균보다 낮아지는 현상) 발생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 중심 북반구 수확기를 지나 전 세계 곡물 시장의 관심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반구 파종과 작황기 동안의 라니냐 기후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당장 농산물 섹터가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년 동안 5배 이상 높아진 오렌지 가격과 공급부족 이슈뿐만 아니라 농산물 시장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 기후 변화, 전쟁, 병충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촉발한 경제 현상으로도 인식되고 있다”면서도 “1분기까지 짧고 약한 수준의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은 주목할 이슈지만 전 세계 농산물 파종과 작황, 수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지난해 생산량 확대 부담이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된 미국산 곡물의 수출 확대 여부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투데이/김효숙 기자 (ssook@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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