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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체포하라” “하루만 버텨”…영장 만료 앞두고 양분된 관저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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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소한에도 계속되는 탄핵 외침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시한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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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탄핵 지지층·반대층
밤샘 시위하며 자리 지켜

경찰직협, 영장 집행 촉구
“경찰 물러서면 법 죽는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만료를 하루 앞둔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선 며칠째 자리를 지켜온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윤 대통령의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들이 둘로 나뉘어 집회를 이어갔다. 한쪽에선 “윤석열을 체포하라”고 외쳤고, 다른 한쪽에선 “추워도 오늘만 버티자”고 맞받았다.

이날 오후 관저 정문 앞은 경찰 기동대 버스 10여대 등이 추가로 배치되고 경찰관들이 질서유지선 앞을 교대로 지키는 등 경비가 더 삼엄해졌다.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첫 체포영장 집행 시도 이후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시민들이 잇따라 밤샘 시위를 벌여왔지만 체포영장 만료를 하루 앞둔 날이라 긴장감은 더했다.

체포영장 집행을 기다려온 시민들은 오후에도 들려오는 소식이 없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공수처·경찰 등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박지원씨(29)는 “이 정도면 공수처가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 싶다”며 “내일까지 체포영장 기한이니 집행은 해야겠지만 경호처에서 더 강하게 반발하면 또 실패하지 않을까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오모씨(25)는 “시민들이 이렇게 눈 오고 추운 날씨에도 길 위에 모여 있는데 무슨 핑계를 대고 체포영장 집행을 미루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절기상 가장 춥다는 소한에 하루 종일 눈발까지 흩날렸지만 시민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관저에서 300여m 떨어진 일신홀 앞 탄핵 찬성 집회에서는 전날 밤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다 다시 나온 시민들과 현장에서 밤을 새운 시민들이 윤 대통령 체포·탄핵을 촉구했다.

일신홀 안에서는 철야했던 시민들이 은박지 등으로 몸을 감싼 채 누워 휴식을 취했다.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현장에 있었다는 A씨(63)는 “이런 악몽 같은 경험을 하게 된 젊은이들에게 미안하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으로 밤을 꼬박 새웠다”며 “함께한 시민들이 곁에 있어서 밤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밤샘 시위를 하며 맞섰다. 오전 루터교회 인근에서는 사랑제일교회 등의 예배가 진행됐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집회 인원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경찰 차량을 이동시켜달라며 “저기(탄핵 찬성 집회)는 열어주는 길을 우리는 왜 안 열어주냐”며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점심쯤에는 윤 대통령 지지 집회 주최 측이 점심식사를 제공하며 “자리를 지켜달라”고 공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후 2시쯤 예배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참여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판사들이 정신이 나가지 않는 한 탄핵은 이미 기각”이라며 “기각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비상계엄을 완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경찰이 물러서면 법은 죽는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했다.

직협은 입장문에서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 사태는 대한민국 법치주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 사건”이라며 “전국 경찰특공대와 경찰력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체포영장을 강제 집행하라”고 강조했다.

배시은·오동욱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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