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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佛 샤를리에브도 "테러 이후 10년간 관용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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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 예언가 풍자했다 10년전 테러…"세상 복잡해지고 위협 상존"

연합뉴스

2015년 1월 샤를리 에브도 테러 항의 시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만평을 실었다는 이유로 테러당했던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발행인이 테러 10년을 앞두고 프랑스 사회에서 관용이 더 줄었다고 비판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리스'라는 필명의 만평가이자 샤를리 에브도 현 발행인인 로랑 수리소는 인터뷰에서 "샤를리 에브도가 특별히 도발적이지는 않다"며 "관용의 범위가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1월 7일 테러로 부상했던 리스는 "우리는 전에 하던 걸 그대로 하고 있다"며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훨씬 더 소심해졌다"고 주장했다.

리스는 지난달 펴낸 희생자 추모 서적 '샤를리 자유:그들 삶의 일기' 서문에도 "지난 10년간 프랑스 좌파는 모든 비겁함과 거부의 기록을 깨뜨렸다"고 썼다.

테러 직후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는 연대 구호로 테러를 규탄하고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일었으나 이후 10년 세월이 흐르며 이같은 분위기가 위축했다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2023년 여론조사에서 '내가 샤를리'라는 응답자는 58%로, 2016년 71%보다 크게 줄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19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희화화한 만평으로 논란이 일자 정치 만평을 중단했고 최근 워싱턴포스트(WP) 만평가는 사주 제프 베이조스를 풍자하는 만평 게재가 거부당하자 사의를 표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테러 이후 10년, 풍자는 포위당했다"며 "다른 이를 불쾌하게(offend) 할 권리에 대한 대중적 지지는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7일은 샤를리 에브도가 총기 난사 테러를 당해 만평가와 기자 등 12명이 사망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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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7일 추모회 참석한 발행인 로랑 수리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사건 이후 샤를리 에브도는 비공개 장소로 이전했으며 경찰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운영 중이다. 발행 부수는 5만부로 테러 전보다 25%가량 늘었다.

편집장인 제라르 비아르는 4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더 복잡해졌다. 우리를 둘러싼 위협들은 언제나 존재한다"며 "여전히 웃기는 잡지를 만들자는 게 편집국의 목표지만 우리에게 예전 같은 태평함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70년 창간된 샤를리 에브도는 종교를 막론하고 도발적인 콘텐츠를 종종 게재해 언론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논란을 일으켜 왔으며 테러 이후에도 풍자를 이어가고 있다.

테러 10년을 맞아 출간될 다음 주 호를 위해서는 신을 '가장 웃기고 심술궂게' 풍자하는 만평을 공모했다.

비아르 편집장은 "에마뉘엘 마크롱을, 정치사상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면 종교사상을 비판할 권리도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어떤 종교를 믿는 일부 시민의 생각이 다른 이의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는 뜻이고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거리로 달려가 '우리가 샤를리 에브도를 죽였다'고 외쳤다"며 "그들은 틀렸다. 샤를리 에브도는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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