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반박 "개별작품 수익 추산 불가능"
VOD도 판매하는 국내OTT와 대표적 차이점
넷플릭스 공식 집계 사이트에서 전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2'./그래픽=넷플릭스 웹페이지 갈무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말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에 공개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2'가 글로벌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이와 관련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내 한 조사 단체가 오징어 게임2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고, 넷플릭스가 이에 공식적으로 반박하면서죠.
K엔터테크허브의 한정훈 대표는 최근 공개한 '오징어게임의 3조원 경제학'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1의 예상수익은 약 1조원"이라며 "제작비는 약 250억원이므로 수익률은 제작비 대비 약 40배에 달한다"고 2021년 보도된 블룸버그 기사를 토대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즌2의 제작비는 약 1000억원이고 지난해 12월26일 공개 첫주에 6800만뷰를 기록했다"며 "제작비 대비 최소 10배 이상인 1조5000억원 규모의 수익이 기대된다"고 추정했습니다. 오징어게임과 같은 화제작 덕에 넷플릭스 구독자가 증가하고 광고 상품도 성장한 점을 토대로 추산했다는 설명입니다.
한 대표는 "지난 3년 동안 넷플릭스 구독자는 6000만명 이상 늘어났고, 구독료도 급상승했다"며 "실제로 오징어 게임 시즌1은 2021년 9월17일 공개 이후 2024년 11월 말까지 28억시간 이상 시청됐고, 시즌1과 2의 성공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인지도 증가와 구독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런 분석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요약하면 넷플릭스에선 개별 작품에 대한 수익을 분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는 반박입니다. 회사 측은 "넷플릭스와 같은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는 개별 작품의 시청 수나 시청 시간으로 별도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없다"며 "이에 한 작품의 흥행으로 수익을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죠.
또 "개별 작품으로 인한 금전적 수익의 추산을 가능케 하는 공식 정보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며 "넷플릭스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작품의 성과를 평가하지 않고, 평가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특히 넷플릭스는 "개별 작품의 추가 수익 추산이나 예측은 영화관 티켓 판매에 의한 박스오피스 성적이나 단건 결제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의 매출 분석 방식에 적합한 것"이라며 "매월 회원들이 고정된 금액을 지불하고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런 대목은 국내 OTT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뼈아픈 지점입니다.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게 된 반면, 수많은 국내 OTT가 무너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는 월정액 구독료를 한번 내면 모든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으나, 국내 OTT는 월정액 구독료를 받으면서도 영화와 같은 일부 콘텐츠를 보려면 추가로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특이점이 이용자의 OTT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OTT 가운데 넷플릭스의 이용률은 36.0%였고, 국내 대표적 사업자들인 티빙(14.8%)과 웨이브(6.9%)는 그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했습니다.
사정이 이렇지만 국내 OTT 사업자들은 최대 경쟁자인 넷플릭스에도 자사 콘텐츠를 판매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올해 시무식에서 "최근에 한 지상파 사업자는 넷플릭스를 통해 신작 드라마, 예능, 교양프로그램 등을 공개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또 다른 지상파 사업자는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정규방송에 편성하는 등 지상파방송사와 OTT 사업자 간 협력도 그 어느때보다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지상파 사업자들은 '웨이브'라는 국내 대표적 OTT의 사업자이기도 합니다. 이들의 행보는 경쟁자의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주는 꼴이기도 하죠. 과연 국내 OTT들은 넷플릭스와 같은 진정한 구독형 모델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현재와 같이 넷플릭스와 공생하는 길을 계속해서 갈까요.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