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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환율 16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트럼프發 통상압력 대비 에너지 수입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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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취임 2주 경제전문가 6인 인터뷰

“금리 인하, 추경 등으로 내수부터 살려놔야”...“미국산 에너지 수입 늘려야”

6일 서울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 전장보다 1.6원 오른 1470.0원 시작

[헤럴드경제=배문숙·양영경기자]“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환율이 더 출렁일 수 있다. 1600원대까지 열어둘 필요 있다.”

지난해 11월 1400원 선이 깨진 원/달러 환율은 정부의 개입에도 끝없이 오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15분 전 거래일보다 1.6원 오른 1470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이 확대됐다.

헤럴드경제

(왼쪽 위 부터)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이필상 서울대 특임교수,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헤럴드경제DB/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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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취임을 2주 앞둔 6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경제 전문가들은 1500원이 뉴노멀이 되고 트럼프 충격이 오면 1600원까지도 바라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나빠질 것에 대비해 금리를 인하하고 추경까지 단행해 내수부터 살려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신속하게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미 무역 적자 압박 대응 전략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달러 환율을 1500원이 아니라 1600원대까지 내다봐야 한다”면서 “기획재정부가 쓸 수 있는 외평기금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대응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외평기금은 환율이 급등락할 때 달러나 원화를 사고팔아 환율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 ‘외환 방파제’로 불린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외평기금 운용 규모를 지난해(205조1000억원)보다 64조8000억원 줄어든 140조3000억원으로 편성했다. 대규모 ‘세수 펑크’를 겪은 지난해부터 외평기금을 돌려막기 하며 적게 편성되면서 대응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트럼프 2기는 1기 집권 때보다 훨씬 더 무섭게 올 수 있다”면서 “1기 때는 공화당에 합리적인 인사들이 있어서 우방을 생각하는 기조도 있었고 이해할 만한 정도의 강도였는데, 지금 트럼프 캠프에서 발표한 안들을 보면 취임 첫날부터 통상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에 아무 준비가 안 돼 있어서 상반기 중 쇼크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 트럼프 1기 때를 보면 미국이 관세를 올리니 중국이 위안화 평가 절하로 방어했다. 이는 우리 원화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도 “트럼프의 정책에 따라 환율이 어떻게 갈 지 의견이 왔다 갔다하지만 미국의 강달러가 지속되고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대 이상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예측 가능성과 경제 거래를 믿고 할 수 있는 신뢰”라며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탄핵정국으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신뢰도 떨어진 상황으로 경제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정치리스크 불안 요인이 지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달 금리 인하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으로 내수를 살려야한다고 제언했다. 관세 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수출 둔화에 대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내수를 탄탄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통화정책이 제대로 대응을 못 한다는 게 문제”라며 “이달 금리 인하를 한다고 하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재정 조기 집행으로 대응을 하고 있지만 추가경정예산편성까지 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금리인하와 재정조기집행이 정확하게 맞춰서 간다면 반등은 아니더라도 내수 침체는 막을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를 아무리 빨리 올린다고 해도 절차라는 게 필요하므로 트럼프 리스크는 내년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수출이 나빠지는 것은 반도체 사이클이 꺾여내려가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는 우리 수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수출 일등 품목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트럼프 2기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내수를 진작시켜야 한다”면서 “수출 하락 충격을 흡수하려면 내수를 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응할 방법은 우선 대미무역수지 흑자를 줄이는 것”이라며 “트럼프 1기 때에는 에너지수입을 통해 대미 흑자를 200억달러에서 100억달러대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대미 흑자가 500억달러로 늘어난 상황으로 트럼프 입장에서 우리는 손을 봐야 하는 나라가 된 것”이라며 “흑자를 줄이기 위해 빨리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방안부터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의 대미 수출과 무역수지 흑자가 각각 1278억달러, 557억달러로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무역 적자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관세전쟁을 선포했다는 점에서 취임 초기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통상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도 무역수지 관리를 위해 미국 에너지 수입 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한국의 미국산 원유·가스 수입 비중은 각각 0.2%, 0.1%에 불과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1기(2017∼2021년)에 미국산 원유·가스 도입 비중을 높여 2023년 이 비중은 각각 13.5%, 11.6%로 높아졌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정부가 수출증가율을 지난해 8.2%에서 올해 1.5%로 대폭 낮춘 것은 그만큼 수출이 올해 안 좋다는 의미”라며 “ 여기에 국내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로 우리 경제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탄핵 정국 해소”라며 “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를 살려야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여야정협의체 가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제는 ’살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국회 기능을 제대로 해야한다”면서 “이를 통해 추경을 비롯해서 경기 활성화 방안, 통상정책 등을 수립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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