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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사설] AI 각축장 된 CES, 한국만 뒤처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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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달 7~10일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박람회 ‘CES 2025’가 AI(인공지능) 혁신기술로 벌써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일본 기업들이 AI를 앞세워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중국은 한국보다 30%나 많은 1339개 기업이 참여해 공세적이다. 반면 한국 기업은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치열한 AI 기술경쟁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중국은 지난해보다 참가 기업이 21%나 늘었다. 미국의 기술 제재 속에서도 혁신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의 대표 가전업체인 하이센스와 TCL은 삼성전자 주변에 최대 규모의 부스를 차려 AI를 적용한 혁신제품들을 대거 선보이고, 전기차 제조업체인 샤오펑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공개한다. 하이퍼셸은 입는 로봇으로 ‘CES 2025 최고혁신상’을 받는 등 로봇기술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해마다 CES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의 화웨이와 TCL 등이 경쟁을 벌여왔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특히 도요타가 ‘AI시티’를 표방한 ‘우븐시티(Woven City)’의 공개가 관심사다. 축구장 약 100개 면적(70만8000㎡)의 도시 전체를 AI가 관리하는 데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로보틱스, 스마트홈 커넥티드 등 기술을 자유롭게 실험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소니와 혼다, 파나소닉도 AI가 탑재된 가전과 미래형 자동차를 전시할 예정으로, 오랜 제조업 강국 일본이 부활하고 있다.

이번 CES는 AI기술이 일상생활 전면에 적용됐다는 점에서 놀랍다. 기술개발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각국의 막대한 지원이 한몫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기업의 AI기술 개발 지원에 약 1조1000억원을 투입하고 빅테크 AI연구소를 유치해 ‘AI산업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세계 AI산업 선도국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기술 연구·개발, 상용화, 인프라 구축에 국가적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도 지난해 말 가까스로 AI기본법을 제정해 토대를 마련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등 5개국은 AI 선도국가로 분류됐지만 한국은 AI 안정적 경쟁국가군으로, 선두그룹에 끼지 못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 번 밀리면 기술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기본법이 효과를 내려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예산과 인프라, 연구·개발 투자와 함께 규제의 대폭 완화 등 실행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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