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개인화' 강조…안전성 강화한 연결 생태계
비슷한 듯 다른 기술 비전…소비자 반응 가늠 중요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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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CES 2025가 막을 올리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에서 두 한국 기업이 제시한 상반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감성을 중심으로 한 '공감 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을 내세운 반면, 삼성전자는 초개인화된 '이성의 기술'로 생활의 효율성을 강조, 정면 승부에 나섰다.
이번 CES에서 두 기업은 각자의 비전을 통해 AI 기술이 어떻게 일상 속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 LG전자, 공감 지능으로 변화된 일상 제시 = LG전자는 CES 2025에서 감성적 접근을 기반으로 한 '공감 지능' 기술을 통해 고객과의 정서적 교감을 강조했다. 전시관은 고객의 일상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세밀하게 분석하며, 공감 지능을 통해 삶을 혁신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입구에 설치된 대형 LED 조형물은 공감 지능을 활용한 혁신적 가전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 조형물은 단순히 기술적 우위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기술과 정서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됐다.
LG전자가 선보인 가전제품은 기존 AI 기능인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제어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전시관에서 선보인 'AI홈 허브'는 고객의 행동과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집안에 설치된 센서와 AI 기술이 결합돼, 고객이 자는 동안에도 심박수나 호흡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온도를 조절하거나 물을 준비한다. 이러한 기술은 고객의 생활을 보다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동시에, 가전이 단순히 사용하는 도구를 넘어 개인화된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인캐빈 센싱(In-Cabin Sensing)' 기술은 차량 내부에서도 공감 지능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기술은 운전자의 표정을 분석해 스트레스 상태를 파악하거나, 외국어 도로 표지판을 실시간 번역해 운전자가 보다 편리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LG전자의 공감 지능 비전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도 반영됐다. 차량 내부를 개인의 생활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MX 플랫폼(Mobility eXperience)은 차량을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닌 업무, 취미,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전환시킨다. 이는 LG의 AI 기술과 모듈형 가전 솔루션이 결합된 혁신 사례로, 미래 모빌리티에서 가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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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개인화 강조…이성 앞세운 삼성전자 = 반면, 삼성전자는 초개인화된 AI 기술을 통해 효율성과 편리함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라는 주제 아래, 삼성전자는 집, 차량, 빌딩, 선박 등 다양한 공간에서 Home AI를 구현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특히 '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의 진화를 통해 연결성과 효율성을 강조했다. 스마트싱스는 단순히 가전을 제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활을 최적화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맵 뷰(Map View) 기능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이 집안 구조와 인테리어를 3D로 설계하고, 가구와 가전을 배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가 특정 공간을 사진으로 찍으면, AI가 이를 분석해 맞춤형 레이아웃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기술은 고객이 집을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꾸밀 수 있도록 해, 단순히 '사용'하는 공간에서 '경험'하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삼성전자는 보안 측면에서도 큰 진전을 이뤘다.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활용해 연결된 기기의 보안을 강화하며, 위협이 감지될 경우 연결을 차단해 사용자가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기술은 초연결 시대에 고객 데이터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삼성전자의 비전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가정 내 가전뿐 아니라 차량, 빌딩, 선박 등으로 AI 기술을 확장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싱스 프로는 호텔이나 오피스에서도 환경을 자동 조정해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차량 내부에서는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가전 제품과의 원격 연결성을 강화하는 데 활용된다.
이번 CES 2025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AI 기술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비슷하지만 다른 전략을 내세웠다. LG전자가 인간과의 정서적 교감에 중점을 두고 AI를 설계했다면, 삼성전자는 데이터와 효율성을 기반으로 기술의 실용적 가치를 강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 기업의 접근 방식은 서로 다른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AI 기술의 다양성을 보여준다"라며 "이러한 차별화된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AI 분야를 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ES 2025는 두 기업이 제시하는 기술적 비전이 실제 소비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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