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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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6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치(비상계엄조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이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력은 강하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몇 주 간 한국 민주주의는 시험대에 올랐는데, 이는 미국 민주주의가 역사적으로 도전을 겪은 것과 비슷하다"며 "미국은 한국의 제도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헌법과 법치에 완전히 입각해 나갈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두 장관을 향해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북한의 전체주의, 중국과 러시아 같은 나라의 독재자들이 하는 것과 비슷한 일인데, 한국이 왜 이런 나라가 됐는가?",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은 윤 대통령이 이런 비민주주의 권력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왜 간과했는가?"와 같은 직설적인 질문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모든 국가마다 도전이 있다. 민주주의의 징표는 어떻게 응대하느냐는것"이라며 "(한국의 최근 상황에서) 긍정적인 대처를 볼 수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조태열 장관은 "우리나라는 굉장히 이른 시일 안에 민주화를 이룩하고 경제 성장을 이룩한 모범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동시에 우리도 미처 탐지하지 못했던 취약성을 안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잠재해 있던 요소들이 특수한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드러나서 우리가 예기치도 않고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태열 장관은 그러면서 이번 회담에 대해 "한미동맹에 대한 완전한 신뢰 회복과 가치동맹의 복원"이라며 "우리는 오늘 한미동맹에 어떠한 공백도 없음을 재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두 장관은 특히 이날 회담 중에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규탄 입장'을 밝히면서 "빈틈없는 연합방위태세와 확장억제를 통해 그 어떤 가능성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모스크바가 북한에 첨단 우주 및 위성 기술 공유의 의도가 있다는 신뢰할만한 정보가 있다"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정책을 뒤집고 북한 핵을 용인할 가능성에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12월 말 쿠르스크에서 1천 명의 북한군이 사망하거나 다쳤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하며 영토 재편성을 시도한 결과물이고 모스크바와 평양의 협력 심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조태열 장관도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와 북·러 협력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을 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바 있다.

두 장관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두 차례 통화한 바 있지만 직접 만나 대면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외교장관회담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예방하고,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북한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한국의 친구로서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은 물론, 최 권한대행 체제의 리더십을 완전히 신뢰한다"면서 "미국의 한국 방위공약은 한 치 흔들림도 없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한과 회담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둔 고별 방문의 성격이 강하지만, 12.3내란사태와 이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 탄핵절차 진행 등 혼란스런 국내 정치상황에서도 한미동맹을 확인하는 대면 외교가 이뤄지고 있음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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