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9 (목)

544억 KAIST에 기부한 참치왕…“데이터 대항해시대, 신대륙 찾아달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KAIST 기부 총 544억
“건물은 내가 지어줄테니
걱정말고 연구 매진하라”


매일경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매경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전 세계 푸른 바다를 누비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낚는다고 생각했어요. 다가올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데이터의 바다’에서 새로운 미래를 찾아야 합니다. 카이스트가 세계 최고 AI연구소를 만들어주세요.”

6일 KAIST는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AI 교육·연구 인프라스트럭처를 강화하기 위해 추가 발전기금 44억원을 약정했다고 밝혔다. 2020년에 이은 두 번째 기부로, 총 누적 기부액은 544억원에 달한다.

김 명예회장은 추가로 기부하면서 “KAIST 연구 수준을 세계 1위로 끌어올려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ST는 2023년 기준 AI 분야 주요 학회에 발표된 논문을 기준으로 세계 5위 수준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명예회장은 “대한민국이 데이터 대항해시대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인재를 양성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참치왕’ 김 명예회장은 한국 원양산업을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다. 20대에 원양어선 선원으로 일을 시작해 처음 바다에 몸을 실은 ‘청년 김재철’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다에 있다고 봤다.

단돈 1달러의 외화도 소중했던 시절, 30대에 동원산업을 설립하며 원양사업에 뛰어든 것도 그 때문이었다.

어느덧 아흔을 바라보는 김 명예회장은 이제 AI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본다. 예전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AI가 성패를 좌우한다며 세계적 AI 인재 육성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재임 당시에도 “AI를 이해하지 못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며 “동원의 미래 50년은 AI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KAIST에 사재 500억원을 기부한 그는 이번에 다시 44억원을 쾌척했다.

김 명예회장은 2020년 첫 기부 당시에도 KAIST가 AI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당시 그는 KAIST를 기부처로 선택한 이유로 “과학영재들과 우수한 교수진이 집결해 있는 KAIST가 선두주자로서 우리나라 AI 개발 속도를 촉진하는 플래그십 역할을 할 것”이라며 “KAIST가 AI 인재 양성으로 AI 선진국의 길을 개척해 주는 역사적 과업을 수행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KAIST는 이런 김 명예회장의 뜻을 기려 AI 대학원의 명칭을 ‘김재철 AI 대학원’으로 명명한 바 있다.

KAIST와 김 명예회장의 인연은 동원그룹이 인수한 KAIST의 무선충전 기술 기업인 ‘올레브’에서 시작됐다.

이번 두 번째 기부는 김 명예회장과 이광형 KAIST 총장 간 대화가 계기가 됐다. 이 총장은 “현재 세계 AI 1위인 카네기멜런대(CMU)의 AI 분야 교수 규모가 45명이다. 이를 넘어서려면 KAIST AI 대학원의 교수진도 현재 20명에서 50명으로 확대하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연구동을 신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명예회장은 이에 화답해 “건물은 내가 지어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며 추가 기부가 이뤄졌다.

KAIST는 기부금을 바탕으로 건물 건설을 추진한다. 1차 기부금의 사용 잔액인 439억원과 2차 기부금 44억원을 합한 483억원을 투입해 본원에 교육연구동을 지을 계획이다. 지상 8층과 1층에 연면적 1만8182㎡ 규모로 건설하며 2028년 2월 완공이 목표다. 교수 50명과 학생 1000명이 상주할 수 있는 규모로 세계 최고 수준의 AI 교육 연구시설이 될 전망이다.

김 명예회장의 기부금은 KAIST 개인 기부로는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앞서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이 766억원, 국내 1호 한의학 박사인 고 류근철 KAIST 인재및우주인건강연구센터장이 578억원,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이 542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이 총장은 “세계를 선도할 차세대 과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새로운 지평을 연 김 명예회장 결단에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KAIST는 김재철 AI 대학원을 김 명예회장의 바람대로 세계 1위 AI 연구집단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