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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삼성전자 첫 웨어러블 로봇 ‘봇핏 프로’ 체험기 “걸음걸이 교정과 운동 효율성 높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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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내놓은 첫 웨어러블 로봇은 어떤 모습일까? 기자는 삼성전자의 첫 웨어러블 로봇 ‘봇핏(Botfit)’의 정식 양산형 모델인 ‘봇핏 프로(Botfit Pro)’를 직접 체험해 볼 기회를 얻었다. ‘봇핏’이라는 이름은 사실 낯설지 않다. 삼성전자는 2019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보행 보조 로봇 ‘EX1’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 제품이 시장 검증과 기술 보완을 거쳐 ‘봇핏’이라는 정식 명칭과 함께 시장에 선보인 것이다. 이후 ISO 국제인증까지 마무리해 안전성과 품질력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B2B 시범 사업을 통해 헬스케어 로봇 시대를 현실화하겠다는 계획의 첫 번째 결과물을 내놓은 셈이다.

걸음걸이 보조와 트레이너 역할을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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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핏 프로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모바일 기기와 연동되어 사용자의 운동 자세를 평가하고, 운동 처방과 교정법까지 제안하는 고도화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웨어러블 로봇이 단순한 ‘보행 보조’ 수준을 넘어, ‘지능형 퍼스널 트레이너’로 진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부스트(Booster) 모드’와 ‘아쿠아(Aqua) 모드’ 같은 다이내믹한 운동모드 전환이 가능해 실질적인 운동능력 향상과 교정 효과를 체감하게 해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봇핏 프로는 허벅지와 골반 주변을 보조하는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다. 치수는 XS부터 XL까지 다양하게 준비돼 있어, 사용자는 본인 체형에 맞는 것을 선택한다. 기자 역시 자신의 체형에 적합한 사이즈를 골라 착용한 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하는 과정을 거쳤다. 앱은 사용자의 기본 정보와 함께 걷기 자세, 보폭, 좌우 대칭성 등을 측정해 주는 일종의 ‘기능 평가’ 단계를 제공한다. 기자가 실제로 체험한 첫 단계는 자연스럽게 걸으며 보폭과 균형을 파악하는 것. 앱은 기자의 걸음걸이를 정밀하게 분석해 좌우 보폭 차이를 7%로 산출해냈다. 평소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약간의 비대칭이었다. 이어 ‘1분간 무릎 들어 제자리걸음’ 테스트로 각 다리의 균형과 근력 상태를 점검했다. 놀라웠던 점은 오른쪽 다리가 왼쪽보다 조금 더 유연하면서도, 반대로 근력이 편차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 결과였다. 이처럼 봇핏 프로는 단순한 웨어러블 기기 이상의 ‘운동 진단 솔루션’으로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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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앱은 사용자의 신체 특성과 현재 운동 역량에 따른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이를테면 좌우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한 다리씩 중심을 잡는 런지 동작, 혹은 맨몸 스쿼트나 유산소 운동 등을 추천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봇핏을 착용하고 하는 운동뿐 아니라 기기 없이도 실행할 수 있는 교정 운동법을 알려주므로, 사용자로서는 본격적인 ‘개인 트레이너’를 얻은 느낌이다.

부스트 모드 vs 아쿠아 모드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 전원을 켠 뒤, 앱에서 ‘부스트(Booster)’ 모드와 ‘아쿠아(Aqua)’ 모드를 번갈아 가며 체험해봤다. 부스트 모드는 걸음을 내디딜 때 허벅지 뒤쪽을 앞으로 밀어주어 보폭을 넓히고, 골반의 불필요한 회전을 방지해 준다. 마치 골반과 허벅지 뒤쪽에 코치가 붙어 ‘허벅지를 앞으로 민다’는 느낌이다. 이 모드는 자연스럽게 걷기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덜어주어 같은 시간에 더 멀리, 더 오래 걸을 수 있게 한다. 실제 체감상 운동 수행 능력이 20~30% 향상되는 기분이었다. 즉, 같은 시간과 노력으로 더 많은 거리를 걷거나 더 높은 운동량을 달성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반대로 아쿠아 모드는 모래주머니를 찬 채 물속을 걷는 듯한 저항감을 제공한다. 이 모드에서는 걸을 때마다 허벅지 앞쪽을 기계가 눌러주는 압박감을 느낄 수 있었고, 엉덩이 역시 미세한 저항으로 뒤틀림을 막아준다. 이 모드는 일종의 ‘저항 훈련’ 효과를 통해 심폐 지구력과 근력 소모량을 늘려준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쿠아 모드 사용 시 에너지 소비량이 비사용자 대비 44.38% 더 많고 평균 심박수도 12.0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부스트 모드와 아쿠아 모드가 상반되는 역할을 하여, 사용자는 상황과 운동 목표에 맞추어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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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봇핏 프로는 시속 7㎞ 이하의 빠른 걸음까지 지원하며, 정식으로 달리기(러닝) 모드는 지원하지 않는다. 즉, 지금 단계에서는 워킹과 런지와 같은 한 발 중심 운동에 특화돼 있다. 전반적인 느낌은 ‘하드코어 근력 운동’보다는 ‘운동 보조나 교정’에 특화된 기구다. 걸음걸이 교정, 좌우 비대칭 측정, 근력 유지 및 강화, 개인화된 운동법 제안 등 ‘체계적인 워킹 기반 운동 솔루션’으로서 역할이 매력적이다.

연구 결과로 입증된 봇핏의 가능성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품는 독자들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성균관대 의대 공동연구팀과 함께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스포츠 메디슨 오픈(Sports Medicine - Open)’에 지난 10월 14일 공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봇핏을 사용한 걷기 운동은 보조 모드와 저항 모드를 혼합 사용할 때 비사용자 대비 에너지 소모량이 44.38% 증가하고, 평균 심박수도 12.07% 상승하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다. 동시에 보조 모드로 인해 걸음 수는 5.66%, 거리는 6.37% 늘어나, 사용자의 운동량 증가와 효율성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데이터를 통해 봇핏은 단순한 ‘재활 기기’나 ‘고령자용 보조 기기’가 아닌, 다양한 연령층에서 개인화된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건강 관리 로봇으로서 발전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B2B 시장으로 시작 B2C 확대
흥미로운 점은 삼성전자가 ‘봇핏 프로’를 일반 소비자(B2C) 대상 직접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품 가격은 약 350만원대로 책정됐지만, 소비자가 삼성전자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대신 삼성전자는 B2B 파트너사 중심으로 시범 운영해 다양한 건강 관리 서비스 모델을 발굴하는 전략을 취한다. 4곳의 디지털 건강 관리 전문기업과 손잡고 체력단련, 재활, 노인 건강관리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렇게 개발된 서비스는 전문 트레이너와의 일대일 맞춤 운동(PT) 프로그램, 고령자를 위한 효율적 걷기 운동 서비스, 혹은 기업 임직원 건강 관리 프로그램 등으로 변주될 수 있다. B2C 직판을 고민하기보다는 시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파트너십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이는 의료기관, 피트니스센터, 기업체 등 특정 수요처에 봇핏을 공급함으로써, 활용성 높은 솔루션 패키지를 개발하고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봇핏 프로 이외에도 새로운 헬스케어 로봇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해진다. 웨어러블 건강 관리 로봇 시장을 선점하고, 향후 헬스·피트니스 산업 생태계 안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계획과 전략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현재 B2B 사업을 시작으로 향후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영업 채널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휴레이포지티브 전용 앱 ‘밸런스(Balance)’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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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전용 앱 외에 헬스케어 솔루션 전문기업 휴레이포지티브(대표 최두아)와 협업을 통해 임직원 건강 관리 앱 ‘밸런스(Balance)’를 선보였다. 이 앱은 봇핏과 연동되며, 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한다. 밸런스앱은 봇핏 사용자의 실시간 운동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개인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로써 임직원들은 운동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생체 데이터를 일상에서 관리하며, 체계적인 건강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휴레이포지티브는 강원대학교병원과 협력해 삼성 갤럭시 링(Galaxy Ring)과 봇핏을 연계한 통합 관리 솔루션도 실증 중이다. 갤럭시 링은 심박수, 수면 패턴, 스트레스 수준 등을 정밀 측정해 더욱 정교한 건강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처럼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와의 연동을 통해, 헬스케어 디지털 전환이 한 단계 고도화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Interview
봇핏 프로 ‘초개인화’ 건강관리 시대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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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휴레이포지티브 이사


Q. 밸런스 앱과 봇핏 연동을 통해 사용자들은 어떤 서비스를 경험하게 될까요?

A. 사용자가 봇핏을 착용하고 걷기나 런지 등의 운동을 하면, 그 과정에서 수집된 보행 데이터나 근력 관련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밸런스 앱에 전송됩니다. 앱은 이를 분석해 맞춤형 운동 방법, 교정 운동, 피로도 관리, 수면 개선 등의 종합 건강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 걸음걸이의 비대칭성이 감지되면, 한쪽 다리만 따로 하는 런지나 특정 맨몸 운동을 추천하는 식입니다. 또한 식습관, 수면, 정서, 활동량 같은 일상적 데이터와 결합하면 더욱 정교한 ‘개인화 건강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Q. 보통 디지털 헬스케어에서는 사용자들이 입력해야 할 데이터가 번거롭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실 계획인가요?

A. 맞습니다. 영양 섭취나 정서 상태처럼 주관적 입력이 필요한 데이터는 사용자가 입력을 꺼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스마트워치, 스마트링, 혹은 사내 식당 식사 데이터 연동 등 다양한 측정·수집 경로를 확보하려고 합니다. 또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해 빠르고 직관적으로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비식별 처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에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임직원은 본인 건강을 더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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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삼성 갤럭시 링과 봇핏 등 웨어러블 로봇, 디바이스 연계를 통한 시너지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A. 갤럭시 링은 심박수, 스트레스, 수면 등의 바이오마커를 정밀하게 추적하고, 봇핏은 하체 근력과 보행 관련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이 둘을 연계하면 운동능력뿐 아니라 전반적 신체 상태, 스트레스 관리, 수면 패턴 개선 같은 전방위 건강 관리 솔루션이 탄생합니다. 결국 이러한 통합은 사용자의 일상 패턴에 맞춘 ‘개인화 건강 코치’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단순히 한 번의 운동 처방으로 끝나지 않고, 수면 부족일 때 운동 강도를 낮추거나, 스트레스 레벨이 높을 때 이완 호흡 운동을 추천하는 식으로 계속해서 사용자의 상태에 맞춰 건강행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Q. 궁극적으로 휴레이포지티브가 지향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A. 저희는 ‘의료와 의료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병원, 의사, 치료라는 의료영역 외에도, 일상 속 건강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이러한 일상 건강 관리를 효율적·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도구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 기반 개인화, 전문 의료진과의 협력, 직관적 UX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이 더욱 건강한 행동을 습관화하고, 기업·기관이 직원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봇핏을 비롯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와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의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합니다.

[박지훈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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