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8 (수)

“하청업체, 단체교섭 무응답 일관”…조선하청노동자들 한화오션 본사 농성 돌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조선하청지회)는 7일 서울 중구 한화오션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조선하청지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선업 호황이라는데 하청 노동자들은 전혀 못 느끼겠어요. 불황기라고 임금 깎더니 호황에 접어들어도 전혀 임금은 전혀 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임금 체불을 겪고 있는 하청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언제까지 이대로 살아야 합니까.”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이 7일 서울 중구 한화오션 본사 앞에서 농성 투쟁 돌입을 선언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업 호황으로 실적을 회복하는 가운데 하청 노동자들의 삶은 변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김 지회장은 한겨레에 “임금·단체교섭에서 우리가 요구한 그 어떤 것도 하청업체가 수용 못 하겠다며 거부했다”며 “결국 하청 노동자 임금 등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원청 한화오션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하청지회와 한화오션 19개 하청업체는 지난해 7월 2024년 임금·단체교섭 결렬 이후 5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교섭을 재개했지만, 끝내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화오션은 더는 협력업체 뒤에 숨지 말라”며 하청 노동자들과 교섭을 촉구했다. 강인석 부지회장은 지난해 11월20일부터 단식 농성을 이어오다 건강 악화로 이날 농성을 중단했다.



조선하청지회는 상용직 고용 확대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조선소 노동자는 원청 소속 정규직, 사내하청업체 소속 상용직(본공), 하청업체로부터 재하도급을 받는 물량팀 등으로 나뉜다. 공정 단위로 계약하는 물량팀은 상용직보다 계약 기간이 짧아 고용이 불안하지만, 상용직보다 임금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다. 이 탓에 조선소 노동자들이 물량팀으로 몰리는 양상이다. 조선하청지회는 “최근 1∼2년 사이 상용직은 30% 이하로 줄어들고 다단계하청 물량팀과 저임금 이주노동자가 대폭 늘었다”며 “비숙련 물량팀 노동자가 증가하다 보니 한화오션 내 중대재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조선업 불황기에 삭감된 상여금 연 300% 지급,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한화오션 취업 방해(블랙리스트) 폐지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조선하청지회는 명태균씨의 2022년 대우조선해양 파업 불법개입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명씨와 지인 간 통화 녹취록을 보면, 명씨는 “조선소고 뭐고 내용을 잘 모르는데 대통령이 보고를 해 달라고 해서 보고를 했다”, “이영호 (옛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인가한테 대우조선 보고서를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부사장이 딱 해 갖고 와서 강경 진압 하라고 보고를 했다”고 했다. 조선하청지회는 “정부와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파업 불법개입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했다.



한화오션 쪽은 “현행법상 협력사에 협력사 직원들의 고용형태, 상여금 등 직접 지급 등을 요구할 수 없다”고 했고, 채용 방해 금지 요구에 대해서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상용직 고용 확대에 대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