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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국내 최단 울산공항 활주로… 하늘엔 철새 가득 ‘위험천만’ [우리지역 공항은 괜찮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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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 고작 2㎞ ‘안전지적 계속’
인근 주거단지에 막혀 연장 불가
떼까마귀 등 철새 15만마리 찾아
조류충돌 최근 5년간 13건 빈번
동체착륙 가능 여부도 답변 모호


파이낸셜뉴스

2000m에 불과한 울산공항 활주로의 모습. 활주로 확장을 위해서는 주변의 민간토지를 수용해야 하는데 이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겨울을 나기 위해 해마다 울산을 찾고 있는 떼까마귀들은 밤에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에서 잠을 잔다. 사진은 해 질 무렵 울산 도심 하늘을 가득 덮은 떼까마귀 사진=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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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조류 충돌과 짧은 활주로가 논란이 되자 울산공항의 안전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울산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국내에서 가장 짧은 2000m에 불과하다. 겨울철에는 하루에도 수만 마리의 떼까마귀가 공항 주변을 날아다닌다. 활주로 확장마저 불가능한 울산공항에서 비상시 동체착륙이 가능한지도 관심이 되고 있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겨울 철새를 대표하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는 지난 2003년부터 울산에 날아들고 있다. 그 수는 해마다 13~15만 마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일부는 동틀 무렵 울산공항 주변 농경지와 인근 경주지역 들녘으로 날아가 먹이 활동을 한 뒤 울산철새공원인 삼호대숲으로 돌아온다.

또 활주로 바로 옆 하천 둑에는 망원경까지 갖춘 탐조 전망대도 설치돼 있다. 담벼락과 40m 떨어진 하천에는 청둥오리 등 철새 수백 마리가 날아온다. 현재 울산지역은 떼까마귀를 비롯해 해마다 97종 14만 2165마리가 날아오는 철새의 천국이다. 조류 사파리까지 추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공항 조류 충돌 발생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 13건 발생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건, 2023년 1건인 울산공항 발생한 조류 충돌 사고는 지난 2022년에는 2건, 2021년에는 5건, 2019년 4건 발생했다.

다행히 조류 충돌 관련해서 피해 사항은 없었다는 게 한국공항공사의 설명이다. 울산공항에서는 조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방재활동 인력 4명을 투입하고 있다. 일직 1명, 교대 2~3명으로 운영 중이며 새를 쫓아내기 위해 폭음 경보기, 엽총, 전용 방재 차량 등을 활용하고 있다.

2000m에 불과한 울산공항의 활주로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다. 안전성과 아울러 국제선 취항의 걸림돌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최대 500m의 공항 활주로 연장을 통해 중형 기종의 이착륙이 가능한 국제선 공항을 모색했지만 연구 용역 결과 최종적으로 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활주로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남과 북 두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데, 북쪽은 대규모 고층 아파트 단지와 해발 444m의 동대산, 629m의 삼태봉에 가로막혀 있다.

남쪽으로도 이미 조성된 주택과 아파트, 물류 단지, 자동차 매매 단지 등이 들어서 있다. 확장을 하려면 민간토지 수용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과 도심 소음 문제 등이 걸림돌이다.

짧은 활주로는 이번 제주항공 사고를 통해 동체 착륙 가능한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울산공항을 취항하는 항공기는 이번 사고 비행기와 비슷한 180석 규모의 중소형 항공기들이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 관계자는 "활주로는 관련 규정에 따라 만들어지지만 동체 착륙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기상 상황과 비행기의 종류, 사고 상태 등 경우에 따라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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