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7일 사고위 브리핑서 공식 입장
“조류 충돌로 엔진 바로 꺼지는 건 아냐”
‘콘크리트 둔덕’엔 “규정 준수” 입장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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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당시 사고 여객기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을 겪은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그간 관제사의 경고와 생존 승무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조류 충돌이 사고의 최초 원인으로 지목돼왔는데, 참사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국토교통부가 해당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7일 이승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단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한쪽 엔진은 (조류 충돌로) 확실하게 보이는데, 양쪽 엔진에서 같이 일어났는지, 다른 엔진에서 덜 심하게 일어났는지는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단장은 “(조류 충돌이) 심하게 일어났다고 해서 엔진이 바로 꺼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류 충돌의 근거로 “엔진에 들어간 흙을 파내는 과정에서 깃털 일부를 발견했다”며 “(새가) 어떤 종이고 어떻게 (엔진에) 들어갔는지는 엔진 내부를 검사하면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깃털의 경우 국내 전문가뿐 아니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분석 작업을 거칠 계획이다. 이 단장은 NTSB에 이송한 비행자료기록장치(FDR) 분석 작업의 경우 “자료 인출은 3일, 기본 데이터 확인은 하루 이틀 정도 걸린다. 하지만 음성기록장치(CVR), 폐쇄회로(CC)TV와 시간을 맞춰 분석하는 데까진 몇 개월 정도 걸릴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국토부는 로컬라이저 규정 위반 논란에 대해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구조물이 부러지기 쉽게 만들어야 하는 종단안전구역의 범위를 ‘방위각 제공시설(로컬라이저) 앞단까지’로 해석한 것으로, 그에 따라 로컬라이저의 기반 시설인 ‘콘크리트 둔덕’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국토부는 “국내외 규정의 위배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한 안전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검토됐어야 했다는 점은 미흡했다”며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다른 공항의 둔덕에 대해 “경사도를 완만하게 한다든지 내용을 다 빼고 재시공한다든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안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 실장은 “(전국 공항에 대한) 전수조사를 곧 착수할 것”이라며 “민관 전문가분들이 참여해서 공항 전국 공항의 시설물들을 일제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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