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비디아, 젠슨 황 CES 발언 후 주가 6.2% 급락
엔비디아, 마이크론 선택에 SK하이닉스·삼성전자 하락
뉴욕증시, 인플레이션 상승 재개 우려로 일제히 하락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블랙웰 GPU 기반의 ‘GB200 NVL72’ 플랫폼을 공개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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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7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가 6.2% 급락했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가 개막하면서 시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입’에 주목했으나, 기대보다 심심한 발언에 그친데 따른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로보틱스 기술을 가속할 수 있는 코스모스 플랫폼과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으나, 이외 산업의 구체적인 진행 상황이 드러나지 않아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불러일으켰다.
코디 애크리 벤치마크 분석가는 “많은 투자자는 블랙웰과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루빈에 대한 더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기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의 설명회는 다소 심심했다”며 “2026년에 출시가 예정된 엔비디아의 루빈 아키텍처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해 실망감이 커졌다”고 짚었다.
전날 황 CEO의 연설을 앞두고 엔비디아 주가는 역대 최고 종가 기록을 경신(149.43달러)했다. 이에 더해 주가 상승세로 장을 열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하락세로 전환했고 시총 1위 자리도 애플에 다시 내줬다.
엔비디아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인공지능 및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도 전반적으로 꺾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84% 하락했고 주요 구성 종목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TSMC는 3.90%·브로드컴은 3.29%·ASML은 1.42%·AMD는 1.71% 밀렸다.
반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2.67% 상승했다. 젠슨 황 CEO가 ‘CES 2025′에서 차세대 제품을 공개하면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메모리 반도체를 탑재했다는 사실을 밝혔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칩이 아닌 마이크론의 칩을 탑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당초 기대감을 높였던 SK하이닉스는 이날 주가가 2.40% 하락했다. 삼성전자 또한 0.89% 하락하며 마감했다.
다만, 연설 이후 젠슨 황 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관련해 “현재 테스트 중이며,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언급하는 동시에 SK 최태원 회장과의 회동 계획도 밝히며 다시 그의 입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린다.
엔비디아 외 기술주 전반에 걸친 투매 심리에 거대 기술기업들도 휩쓸렸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는 1%대 하락률을 기록했고 테슬라는 4% 넘게 떨어졌다. 아마존도 2.42% 하락하며 불안한 투심을 반영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분주히 일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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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증시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예상 밖으로 강한 미국 경제의 성장세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더 적게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7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8.20포인트(-0.42%) 내린 4만2528.3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6.35포인트(-1.11%) 내린 5909.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75.30포인트(-1.89%) 하락한 1만9489.68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예상을 웃돈 구인 지표 및 서비스업 지표로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상승 재개 우려가 커진 점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11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810만건으로 지난 5월(823만명)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작년 12월 서비스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한 54.1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이는 서비스업 경기가 더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예상치 53.3 또한 웃돌았다.
특히 하위지수 중 가격 지수가 64.4로 11월의 58.2 대비 6.2포인트 급등한 점이 국채금리에 상방 압력을 넣었다는 해석이다. 서비스업 기업들이 자재 및 서비스 구입에 지불하는 비용을 보여주는 이 지수는 단번에 약 2년 내 최고치로 올라섰다.
조 모졸라 찰스슈왑 트레이딩·파생상품 전략 수석은 “시장은 그동안 우리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마무리 국면이라고 여겨왔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이 ‘더 높게, 더 길게’ 이어질 수 있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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