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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트럼프에 고개 숙인 메타...”검열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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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마크 저커버그(왼쪽) 메타플랫폼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검열 폐지를 선언했다. 저커버그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오랜 갈등을 접고 지난해 하반기 무릎을 꿇은 뒤 트럼프 친화적인 정책들을 펴고 있다.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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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왕국 메타플랫폼스가 7일(현지시간) 정치 콘텐츠를 다시 허용하고, 사실 검증 절차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살아난 권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가짜뉴스’가 자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했던 사실 검증이 서슬 퍼런 트럼프의 취임을 앞두고 폐지됐다.

검열 포기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이날 트럼프에게 바싹 엎드렸다.

저커버그는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표현의 자유를 다시 확보하기 위해 사실 검증과 민감한 주제에 관한 엄격한 규정 적용을 폐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미국부터 시작해 사실 검증 절차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메타는 대신 트럼프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소셜미디어 X를 흉내 내기로 했다.

X처럼 사실 검증 대신 ‘공동체 표식’을 도입해 보완이 필요한 콘텐츠에는 표시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저커버그는 메타가 앞으로도 불법적인 행동은 계속해서 제재하겠지만 이민이나 성 문제의 경우 “주류 논의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이를 삭제하기 않겠다고 밝혔다.

검열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갈등


저크버그와 메타는 4년 전, 그보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8년 전에는 달랐다.

페이스북 등에서 트럼프와 공화당의 가짜뉴스를 걸러내지 못해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자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정치 콘텐츠를 올리지 못하도록 했고, 검열에 나섰다.

또 2021년 1월 6일에는 트럼프가 대선 패배에 불복해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이들이 연방 의사당에서 폭동을 일으키자 트럼프의 페이스북 계정을 중지시켰다.

저커버그와 메타에 이를 갈던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고, 재선 가능성이 밝아지자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는 지난해 여름 재선에 성공하면 저커버그를 감옥에 처넣겠다고 협박했다.

그는 메타가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 서면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고개 숙인 저커버그


트럼프의 위협 속에 저커버그는 꼬리를 내렸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8월 공화당 보수 강경파인 짐 조던(오하이오) 하원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 페이스북의 검열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켜서 한 일이라고 둘러댔다.

그는 바이든 백악관이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한 콘텐츠 검열을 압박했다며 이는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이어 다시는 그런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기까지 했다.

바이든 탓을 하면서 꼬리를 내리자 트럼프는 화해 움직임을 보였다.

저커버그는 추수감사절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 27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트럼프 자택에서 트럼프와 함께 밥을 먹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트럼프에게 ‘레이밴’과 협력해 만든 스마트 안경을 선물했다. 메타를 통해 트럼프 취임식에 쓰라며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한편 메타는 공화당 로비를 책임지고 있는 조엘 카플란을 지난주 글로벌 정책 담당 CEO로 승진시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보좌관 출신인 카플란은 2011년 메타에 합류해 공화당 인사들과 교류해왔다.

카플란 승진은 공화당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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