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 매출 9088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77.1% 감소한 수치다. 회사 측은 “미국의 동남아 4개국(태국·베트남·캄보디아·말레이시아) 우회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법(Antidumping and Countervailing Duty Law) 조사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해당 지역 주요 고객사들의 주문량이 급감하며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 OCI홀딩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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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앞서 자국 내에서 사용되는 태양광 제품의 가치사슬에 중국산 원료가 포함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반덤핑·상계관세법 조사를 개시했다. 중국 업체들은 그간 동남아시아에 생산 법인을 만들어 미국으로 제품을 우회 수출해 왔다. OCI홀딩스 역시 말레이시아 생산법인 OCI M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만들고 있지만, 중국산 원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동남아를 우회해 수출한 중국 업체들에 21.31%~271.2%의 반덤핑 관세 잠정 부과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미국에서 OCI홀딩스 등이 생산하는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고객사인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한화큐셀)의 폴리실리콘 내재화 계획이 취소된 것도 OCI홀딩스의 공급량 확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021~2022년 노르웨이 폴리실리콘 기업 REC실리콘에 약 2500억원을 투자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한화큐셀은 올해 중순 완공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에 3.3기가와트(GW) 규모의 잉곳·웨이퍼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이곳에서는 원료로 REC실리콘이 미국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 공장에서 생산하는 폴리실리콘을 공급받을 계획이었다. 잉곳은 폴리실리콘을 녹여 만든 원기둥 형태의 결정으로, 이를 가늘게 잘라 원판 형태의 웨이퍼를 만든다.
태양광 시장의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조. / OCI홀딩스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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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REC실리콘은 지난해 말 한화큐셀이 요구한 순도를 만족하지 못하는 등 품질 인증에 실패하면서 모지스레이크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한화큐셀은 새로운 폴리실리콘 수급처가 필요해진 셈이다.
OCI홀딩스는 지난 2022년 한화큐셀과 10년간 1조4000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향후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REC실리콘의 납품 실패에 따라 OCI홀딩스의 북미 공급망 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풀 캐파(Full CAPA) 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올해 매출 3조9496억원, 영업이익 393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작년 실적 추정치 대비 매출은 10.7%, 영업이익은 81.7% 각각 증가하는 것이다.
OCI홀딩스는 북미 선도 태양광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현지에 웨이퍼, 셀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공급을 늘릴 수 있게 된다. 강 연구원은 “올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태양광 관련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합작법인 설립도 확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재훤 기자(h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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