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무안국제공항 참사 사고 여객기 한쪽 엔진에서 깃털이 발견되며 이번 사고의 원인이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라는 기존 추측이 공식 확인될 가능성이 커졌다. 규정 위반 논란이 제기된 무안공항 로컬라이저(LLZ·방위각 제공 시설) 논란은 최종 결과가 나와야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7일 LLZ가 규정 위반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안전성 측면에서는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그럼에도 이와 관련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이승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사고조사단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주항공 참사 브리핑에서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열흘째인 7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서 특전사 장병들이 수색 작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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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장은 “한쪽 엔진은 (버드 스트라이크가) 확실해 보이는데, 양쪽 엔진에서 같이 일어났는지, 다른 엔진에서 덜 심하게 일어났는지는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버드 스트라이크가) 심하게 일어났다고 해서 엔진이 바로 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새가) 어떤 종이고 어떻게 (엔진에) 들어갔는지는 엔진 내부를 검사하면서 조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현재까지 참사 제주항공기 오른쪽 날개 엔진(2번 엔진)에서만 깃털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최근 무안공항에서 인양한 1번 엔진까지 모두 조사해 버드 스트라이크로 사고 당시 모든 엔진이 작동 불능 상태였는지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국내 전문가뿐 아니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분석을 거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를 참사로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LLZ와 관련해 국토부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구조물이 부러지기 쉽게 만들어야 하는 종단안전구역의 범위를 ‘LLZ 앞단까지’로 해석해 그 기반 시설인 ‘콘크리트 둔덕’에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국토부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미국항공청(FAA) 규정을 인용해 “LLZ 앞까지 종단안전구역을 최대한 확보하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문수 국토부 공항정책과장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은 장애물을 최소화해서 안전을 관리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도로는 제척(제외)돼야 한다”며 “LLZ 도로와 마찬가지로 둘 다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다만 “국내외 규정의 위배 여부와 관계없이 최대한 안전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검토됐어야 했다는 점은 미흡했다”고 덧붙이며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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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다른 공항의 무안공항과 비슷한 둔덕에 대해 “경사도를 완만하게 한다든지 내용을 다 빼고 재시공한다든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안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셀프조사’ 논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사조위에 참여하는 국토부 인사 2명을 위원회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현 사조위의 위원장(비상임)은 장만희 전 국토부 항공교통본부장이며, 당연직 상임위원 중 1명은 주 실장이다. 국토부는 “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상임위원(항공정책실장)은 업무 배제했다”고 밝혔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사태 수습 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박 장관은 “이번 사고에 책임지고 물러나는 게 맞지 않겠느냐”며 “그만둔다고 (사태가) 해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상황 등을 봐서 (사표 제출할) 적절한 시기를 보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제주항공 사고 수습이 마무리 되면 주무 장관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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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대책과 관련, 기존 통합지원센터를 계승한 ‘12·29 여객기 사고 피해자 지원단’(가칭)을 이달 중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명준 기자, 세종=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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