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새해 1호 외화채권 발행… 목표 20억달러 대비 10억달러 추가 발행
" 해외 투자자, 대한민국에 견조한 지지와 신뢰 보내고 있음을 확인"
/사진제공=수출입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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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새해 첫 한국물(국내 기업의 외화표시채권) 발행을 무사히 마쳤다.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등으로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에서도 기대 이상의 투자 수요를 받아 당초 목표했던 발행 규모를 넘었다. 해외 투자자들이 대한민국 경제 시스템에 여전히 지지와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은은 전날 전 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총 30억달러 글로벌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고 8일 밝혔다. 수은이 발행한 채권은 △변동금리 3년 4억달러 △고정금리 3년 8억5000만달러 △고정금리 5년 12억5000만달러 △고정금리 10년 5억달러로 구성됐다. 이번 발행에서 확보한 자금은 올해 수은의 여신 지원 계획에 따라 첨단전략산업·전략수주산업·기후위기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예정이다.
지역별 투자 비중은 유럽과 중동이 38%, 미주 32%, 아시아 29%다. 투자자별 비중은 중앙은행·국제기구·공공기관이 47%, 은행, 27%, 운용사 등이 25%를 차지했다.
처음 목표했던 발행 규모는 20억달러였다. 하지만 400개 이상 투자자로부터 최대 100억달러 주문을 받는 등 기대 이상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 최종적으로 발행 금액을 30억달러로 증액했다.
수은은 만기별 투자자 수요를 최대한 끌어내는 맞춤형 전략을 펼쳤다. 최종 발행 금리를 최초 제시 대비 25bp(베이시스포인트) 이상 축소함으로써 신규 발행 프리미엄을 최소화했다. 수은 관계자는 "처음 글로벌 투자자를 모집할 때 최초 금리를 5%로 제시했지만 최종적으로 4.75%로 발행됐다"고 설명했다.
수은은 이번 한국물 발행에 "국내 정치 상황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자들이 여전히 대한민국에 견조한 지지와 신뢰를 보내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해외 투자자의 국내 정치 상황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1대1 투자자 IR(기업설명회)과 온라인 투자자 설명회를 다수 개최하는 등 대외 신인도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밝혔다.
특히 윤희성 수은 행장이 직접 해외 IB(투자은행)에 협조 요청 서신을 발송하고, 수은 영문 홈페이지에 정치 현안 관련 별도 설명자료를 배포하는 등 투자자와의 소통에 역량을 집중했다.
수은은 수신 기능이 없어 정부 출자나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채권 발행에서 외화 비중이 약 70%다. 수은은 매해 1월에 외화 조달을 위한 달러 채권을 발행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터진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이슈로 한국 대외 신인도가 흔들리고 외화 조달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수은의 첫 외화 채권 발행 규모와 금리가 이어질 한국물 벤치마크(기준)가 되기에 더 주목받았다.
이번에 수은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물 외화 채권 첫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앞으로 발행을 준비 중인 여타 국내 기관에도 효과적인 벤치마크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은 관계자는 "국내 정치 불안과 트럼프 정부 출범 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수은이 2022년부터 4년 연속 한국물 발행 선봉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됐다"며 "위기 대응 능력과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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