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수력발전용 댐 건설을 추진하는 티베트 야를룽창포강 지역. 바이두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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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가 ‘국경 갈등’에 이어 댐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이 인도와 수계가 겹치는 티베트 지역 야를룽창포강(중국명 야루짱부강, 인도명 브라마푸트라강)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용 댐 건설을 추진하면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달 25일 “정부가 최근 시짱(티베트) 자치구의 야루짱부강 하류 유역에 수력 발전 프로젝트 건설을 승인했다”며 “계획대로 건설되면 이 댐은 총 발전용량이 3000억㎾h(킬로와트시)에 달한다”고 전했다. 발전 용량 3000억㎾h는 현재 세계 최대 댐인 후베이성 싼샤댐의 3배가 넘는 규모이다. 2009년 완공된 싼샤댐은 연간 발전량 882억㎾h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수력발전용 댐이다. 국내 최대 수력발전 댐인 충주댐의 연간 발전량은 약 5억㎾h이다.
야를룽창포강의 총 길이는 2900㎞로, 양쯔강(창강), 황허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긴 강이다. 중국 쪽 티베트에서 발원해, 인도와 부탄, 방글라데시 등으로 뻗어가며 벵골만으로 흘러나간다. 특히 중국 쪽 티베트 고원에서는 50㎞ 이내 거리에서 2천m 이상의 급격한 낙차 구간을 갖고 있어 수력 발전에 유리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펴낸 보고서에서 야를룽창포강에 댐이 완공될 경우 연간 3억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를룽창포강 중하류에 위치한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중국의 댐 건설 계획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중국과 국경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는 중국의 댐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아에프페(AFP) 통신 보도를 보면,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언론브리핑에서 “브라마푸트라강 상류 지역에서 중국의 활동으로 하류지역 국가들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장하라는 촉구를 받아왔다”며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우리의 이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댐 건설을 통해 중국이 해당 강의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을 우려한다. 인도 정부가 야를룽창포강 유역에 건설을 추진해 온 댐들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고, 수 천 수 만 년 동안 강을 터전 삼아 이어져 온 지역 주민들의 생활도 댐 건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인도 매체 더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중국이 강의 물 흐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다”며 “댐의 규모가 워낙 커서 양국이 갈등할 때 중국이 대량의 물을 방출해 인도 국경 지역을 침수시킬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더힌두는 “아시아의 급수탑 맨 꼭대기에 자리 잡은 중국이 티베트의 강들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도 이 문제에 개입할 모양새다. 지난 5~6일 인도를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이 인도 쪽과 중국의 댐 문제 등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미 고위 관리가 지난 3일 밝힌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야루짱부강 하류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철저한 과학적 검증을 거친 결과로, 하류 지역 국가의 생태 환경과 지질, 수자원 권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하류 지역의 재난 예방 및 기후 변화 대응에 유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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