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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미·중 수출 동시 감소 전환” 경상수지 7개월 연속 흑자에도 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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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작년 11월 국제수지 발표

7개월 연속 흑자 기조 이어가

연간 흑자 900억달러 초과 전망

10월부터 흑자 폭은 줄어들어

미·중 수출 감소 전환, 자동차 등 부진 여파

헤럴드경제

경상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올해 전망치인 900억달러 흑자는 무난한 달성이 예상된다. 다만, 흑자폭은 줄어들고 있고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석유제품 감소 등이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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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은희·홍태화 기자] 경상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그 폭은 전월 대비 줄면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세계 최대 수출국 ‘빅2’인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수출이 감소로 전환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석유제품도 수출이 줄어들면서 올해 전망이 한층 불투명해졌다. 게다가 코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고조돼 무역 환경이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7개월 연속 이어졌지만…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9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4월 외국인 배당 증가 등으로 1년 만에 적자(-2억9000만달러)를 낸 뒤 5월(89억2000만달러)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해 11월까지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835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3년 같은 기간 기록이 280억7000만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500억달러 이상 흑자 폭이 커졌다. 이에 한은 경상수지 전망치인 900억달러 흑자는 무난한 달성이 예상된다.

다만, 흑자 폭은 2개월 연속 줄고 있다. 지난해 8월 65억2000만달러에서 9월 109억4000만달러로 뛴 이후 흑자 폭은 10월 97억8000만달러로 줄었고, 11월에도 전월보다 4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특히 주력 수출 품목인 석유제품(-18.6%)과 승용차(-14.1%)는 수출 감소 폭이 컸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품수지는 수출이 석유제품 등의 부진으로 2023년 10월 증가 전환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수출이 103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2%나 줄었다. 중국 수출도 112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0.7% 빠져 최대 수출 시장인 양국이 동시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송 부장은 “11월 승용차 부문에서 전기차 캐즘(Chasm·수요 정체) 등으로 미국 수출이 일부 원할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관세 공포…불확실성 커진 새해
새해 전망도 밝다고만 말하기 어렵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오는 20일(현지시간) 본격 출범하면서 글로벌 무역·통상 환경이 격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장기간 이어져 온 글로벌 소비 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 지정학적 긴장, 공급망 이슈에 ‘트럼프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서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전 세계 모든 나라 상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중국에는 6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해 왔다. 당선 이후 관세 대상을 일부 수입품으로 제한하기는 했지만 보편관세 부과에 대한 입장은 견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 관세 가능성은 열려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간 대미 수출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그 결과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은 1278억달러로 2023년 대비 10.5%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는 우리나라가 보편관세의 명분으로 제시한 ‘저가 제품 공세로 시장을 교란’하는 나라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되면 직접적인 대미 수출은 물론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글로벌 관세정책을 시행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액은 최대 304억달러(약 44조원), 총수출은 최대 448억달러(약 65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대미 수출이 감소하고 제3국으로의 수출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선 한국의 실질 GDP가 최대 0.67% 감소할 것이라고 연구원은 예측했다.

미국이 관세에 더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공급망 재편 정책을 강화할 때는 공급망 블록화가 가중되며 우리나라의 후생도 최대 1.37%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2기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은 한국 수출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며 “미국의 관세 정책이 한국 수출 성장세를 더욱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송 부장도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얘기한 상황이기 때문에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고, 중국에 관세를 어떻게 부과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며 “중국 영향에 따라 대중 수출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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