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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콜록!"
학교나 회사에서도,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쉽게 들려오는 소리입니다.
단순한 감기면 다행인 요즘입니다. 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가 유행 중이기 때문인데요. 옆 사람의 거친 기침이 행여 독감 증상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도 깊어지고 있죠.
독감은 감기와 달리 38도 이상의 고열이나 기침, 인후통, 두통 등이 갑작스레 시작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온몸으로 증상이 발생하고,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에겐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가능성도 작지 않죠. 건강한 성인이 백신을 맞으면 약 70~90%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질병관리청도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까지 증가세를 보인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만의 일도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쿼드데믹'(네 가지 감염병 동시 유행)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중이고요. 중국과 인도에서는 호흡기 감염병 환자들이 보고되고 있죠.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위생 관리에 특히 힘써야 하는 요즘인데요. 국내외에서 떠도는 감염병 증상과 예방 수칙 등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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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에 따르면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중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지난해 마지막 주(12월 22∼28일) 73.9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직전 주 31.3명보다 약 2.4배로 급증한 수치인데요. 2016년 외래환자 1000명당 86.2명을 기록한 이래로는 최고치죠.
모든 연령층에서 인플루엔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지만, 특히 13~18세 학생 연령층에서 외래환자 1000명당 151.3명으로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는 설명입니다.
남궁인 이화여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7일 자신의 블로그에 "본디 독감은 실내 활동이 많고 환기가 안 되는 겨울마다 유행한다"며 "하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그동안 잠잠하던 바이러스들이 한 번에 유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독감은) 평소 건강한 사람부터 노약자, 소아, 임산부, 암 환자 등 모두가 걸린다"며 "보통 열이 나고 몸살이 심하며, 인후통이나 호흡기 증상은 덜 심한 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남궁 교수는 "아버지가 걸음을 못 걸으세요", "할머니가 뇌졸중이 있었는데 좌측 상지·하지의 힘이 더 약해졌어요", "친구가 기절했어요", "구토하고 기운이 하나도 없어요" 등 비전형적 증상을 호소한 환자들을 검사한 결과 모두 독감이었다고 전했죠.
남궁 교수는 "(독감이) 몇 주 정도는 더 유행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며 "지금 독감이 유행한다고 하던 일을 멈출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상식적으로 행동하면 된다. 컨디션 관리를 잘하고, 평소처럼 위생에 신경 쓰고, 따뜻한 물을 마시고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급성위장감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 환자도 급증세입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이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지하수) 혹은 음식물(어패류 등)을 섭취한 경우 감염됩니다. 그러나 환자 접촉을 통한 사람 간 전파, 환자 분비물의 비말에 의한 감염도 가능하죠. 몇 개의 입자로도 감염될 수 있을 정도로 감염력이 매우 강한 데다가 생존력도 대단합니다. 또 감염된 적 있더라도 면역 유지 기간이 매우 짧아 재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사람에 따라 복통이나 오한, 발열을 겪기도 합니다. 건강한 성인 기준 2∼3일 이내에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영유아나 면역 저하자 등은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지 않으면 탈수에 이를 수 있죠.
질병청에 따르면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10곳에서 수행한 장관감염증 표본감시 결과, 지난해 52주(12월 22∼28일) 기준 노로바이러스 환자 수는 291명으로 최근 5주간 약 3.6배 증가했는데요. 환자 수는 지난해 48주(11월 24∼30일) 80명에서 49주(12월 1∼7일) 114명, 50주(12월 8∼14일) 142명, 51주(12월 15∼21일) 247명으로 불어나며 본격적으로 유행하는 양상입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52주 기준 0∼6세 영유아 환자가 전체의 58.8%를 차지해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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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도 각종 감염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심상치 않죠.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독감, 노로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까지 확산하면서 쿼드데믹 우려를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보면 올겨울 들어 미국 전역에서 보고된 독감 환자 수는 최소 530만 명에 육박했는데요. 특히 연말 휴가철 전후로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지난주에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40개주에서 질병 유행 수준이 '높음' 혹은 '매우 높음' 수준으로 평가됐다는 전언이죠.
중국과 인도에선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가 확산하면서 제2의 코로나19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HMPV는 주로 어린아이들이 감염되는 RSV의 일환인데요. 생소한 이름이지만, 수십 년 전부터 감기로 통칭하는 바이러스의 하나라고 합니다. 증상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기침이나 발열 등 경증 증상이 나타납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따로 없고, 영유아나 면역 저하자에겐 폐렴 등 중증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다른 호흡기 질환 백신을 접종해두면 좋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한 적 있어서 신종 바이러스로 분류되지 않고, 질병청이 감시하는 여러 바이러스 중 하나인데요. 방역당국은 HMPV 국내 감염 환자 수는 평년 수준으로 아직 유의미한 특이 동향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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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국내에서 큰 증가세를 보이는 독감, 노로바이러스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데요. 특히 독감의 경우 한 종류만 유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유행하는 A형 독감 바이러스는 H1N1, H3N2 등 2개라 하나에 걸렸더라도 다음에 (다른 바이러스에) 또 걸릴 수 있다"며 "다음 달 이후에는 B형 독감도 유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독감이 걸렸더라도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65세 이상, 임신부, 생후 6개월∼13세는 독감 백신 필수접종 대상자로 분류돼 4월까지 무료로 예방 접종이 가능합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생후 6개월 이상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 및 면역저하자에게는 코로나19 예방 접종도 시행 중이죠.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한 의료기관과 보건소는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동량이 많고 집단행동이 활발할 설 연휴 기간, 가족들과 안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미리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백신 접종과 함께 위생 관리에도 철저해야 합니다. 독감은 주로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호흡기를 만져 감염되는데요. 손을 씻을 때는 비누와 물을 사용해 30초 이상 손바닥과 손등 손가락 사이 등을 꼼꼼히 씻어야 하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갈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실내는 2시간마다 10분씩 환기하는 걸 권장합니다.
예방 백신이 없는 노로바이러스는 기본적인 위생 관리가 핵심 예방책입니다. 손 소독제보다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식재료를 흐르는 물에 세척해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히는 등 위생적으로 조리해 먹어야 하죠. 생굴 같은 어패류는 특히 익혀 먹는 게 좋습니다.
감염됐다면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48시간까진 등원, 등교, 출근을 자제하고 가족 구성원들과도 공간을 구분해 생활해야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 배변 후에는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는 게 좋고요. 실내 환기, 소독에도 힘써야 합니다.
특히 영유아 환자가 많기 때문에 어린이집, 유치원, 키즈카페 등 집단 시설에선 유증상자의 등원을 자제시키고, 시설 소독 및 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는 점 잊지 마세요.
[이투데이/장유진 기자 (yxx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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