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오른쪽)가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누크에 도착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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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 군사력 투입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해 이 나라의 지정학적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부터 수차례 ‘그린란드 매입’ 의지를 드러내 왔다. 안보 전략적 요충지라는 전통적 가치를 넘어, 대중국 경쟁 속 ‘천연자원 교두보’로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그린란드는 역사적으로 미국 안보의 핵심 국가로 여겨져 왔다. 특히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영국을 잇는 이른바 ‘GIUK 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냉전시대 러시아의 대서양 진출을 차단·감시하는 중추 역할을 했다. 현재도 미 공군 최북단 기지인 피투피크 기지가 그린란드에 있다. 앤드루 존슨, 해리 트루먼 등 미국의 전임 대통령도 재임 기간 중 그린란드 매입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그린란드의 천연자원에 더 매료됐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린란드에는 석유·가스뿐 아니라 반도체, 전기차, 풍력터빈 등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라우드 도즈 영국 로열 홀로웨이 런던대 지정학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매입 아이디어가 “중국 견제용”이라고 미국 CNN 방송에 말했다. 중국은 현재 전세계 희토류 생산을 장악하고 있으며, 미국의 반도체 통제에 지난달 희토류 수출 금지로 맞대응해 ‘자원 무기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후변화가 그린란드의 지리적 이점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빙하가 녹으면 천연자원 발굴과 일대 해운 활동이 더 용이해질 수 있다는 점을 트럼프 당선인이 포착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얼음이 녹으면 석유 시추와 구리, 리튬, 니켈, 코발트 같은 광물 채굴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했다. 기후변화로 열리는 북극의 새 항로의 경제적 가치에 트럼프 대통령이 주목했다는 진단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실제 그린란드 인수에 나설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덴마크 국제학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울리크 프람 가드는 CNN에 트럼프 당선인의 메시지가 “그저 허세인지, 다른 것을 얻으려는 위협인지, 아니면 실제 하고 싶은 일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의 통제권 확보를 위해 경제적 또는 군사적 강압을 사용하는 옵션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확언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같은 날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찾았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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