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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윤석열 죽마고우 이철우 “민주주의 정면 부정하는 극우 수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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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1년 국민의힘 초선 모임에서 강의하는 이철우 교수.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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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60년 가까이 친구로 지내온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윤 대통령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극우 세력 수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그는 12·3 내란사태 이후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두고 “이게 현실인가, 영화를 보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고 망연자실하게 된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8일 한겨레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목적을 위해 자기 입장을 강화해줄 이념을 차용하는데, 일단 차용하면 굉장히 세게 표현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통령이 되기 전) 그렇게 강한 이념 지향성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들고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전혀 반대의 입장을, (처음부터)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처럼 취하면서 극우화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윤 대통령은 원래 특정한 이념이 없는 사람이지만, 자신이 필요한 경우엔 이를 강하게 수용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극우화한 것과 유사한 사례로, 이 교수는 윤 대통령이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를 들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친구 모친의 장례식장에서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을 강하게 옹호하며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이 교수는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관리로서 잘 보이기 위해 그런 입장을 취했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확신에 찬 것처럼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 교수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도 문재인 정부 시절 적폐청산에 앞장섰던 윤 대통령을 거론하며 “문재인의 사냥개 노릇을 마다치 않는 그를 조심스러워하는 나에게 눈을 부라렸던 윤석열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극우 세력의 수괴가 될 것은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한겨레 인터뷰에선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수모를 당하면서 굽히지 않는 모습에 사람들이 열광해서 대통령까지 만들어준 게, 한국 정치의 미숙함을 보여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자기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열광하고, 반대로 가면 비난하는 식으로 사회가 한 사람의 이미지로 인해 요동을 쳤는데 그에 한몫을 했다고 생각하며 (내) 자신을 돌이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태를 통해 극우 세력이 결집할 것을 우려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그(윤 대통령)의 졸개들이 추진한 홍범도 흉상 제거, 2023년 8·15 경축사를 통해 반대 세력을 공산전체주의로 몰아세우는 담론 전략을 보기 전에는 그가 정신적으로 화융할 수 없는(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임을 깨닫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어 “1987년 민주화와 제6공화국 수립, 1998년 정권교체 등 정치·사회 전환을 거치며 극우 세력의 위험은 우리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다”며 “그러나 40년에 걸친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통해 가지게 된 믿음에 취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극우 세력이 재편성되고 있음을 우리는 간과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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