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에스(CES) 2025’ 개막 첫날인 7일(현지시각), 캐나다 기업 휴먼인모션로보틱스 전시장에서 인공지능을 장착한 웨어러블 로봇 ‘엑소모션’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박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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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이 마비된 사람을 최첨단 기술의 힘으로 걷게 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을 장착한 웨어러블 로봇 ‘엑소모션’은 장애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까.
엑소모션 시연에 나선 휴먼인모션로보틱스 관계자는 “리모컨 하나로 몸 전체를 제어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 로봇을 입은 뒤 손가락을 움직여 몸을 제어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인공지능을 통한 자체 균형 잡기 기능 등으로 이동 지원을 제공해 다양한 회복 단계에 걸쳐 맞춤형 로봇 재활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엑소모션을 입은 이 업체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렇게 춤까지 출 수 있다”며 움직임을 보여줬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시이에스(CES) 2025’ 개막 첫날인 7일(현지시각), 일상생활에서 장애인의 접근성과 이동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최신 기술들이 공개됐다. 전시장은 이런 기술을 보기 위해 비장애인 관람객들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타거나 시각장애인용 지팡이 등 보조기구를 착용한 장애인 관람객들로 붐볐다.
프랑스 스타트업 오그멘털(Augmental)이 개발한 핸즈프리 ‘마우스 패드’. 박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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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바이오닉엠이 선보인 로봇 의족 ‘바이오 레그’는 여러 관람객의 주목을 끌었다. 무릎 아래가 절단된 환자의 이동성을 향상하기 위해 설계된 이 로봇 의족은 올해 시이에스 최고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전기 모터와 여러 센서를 통합해 불편함을 줄이고,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동력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인간의 무릎 운동을 모방해 힘과 유연성을 모두 제공한다고 했다.
손발을 모두 다루기 힘든 장애인의 ‘온라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최신 기술도 엿볼 수 있었다. 프랑스 스타트업 오그멘털(Augmental)은 컴퓨터를 사용할 때 마우스 커서를 손이 아닌, 오직 입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마우스 패드’를 선보였다. 이 기업 관계자는 “미세한 혀의 움직임만으로 컴퓨터, 태블릿, 게임 기계까지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손을 쓰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이동을 제약하는 턱을 뛰어넘는 휠체어도 눈에 띄었다. 국내 스타트업 코봇시스템이 개발한 ‘코봇 휠’은 최대 5㎝ 높이의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 코봇 휠이 설치된 휠체어를 직접 타보니, 두께가 5㎝ 남짓 되는 패널을 별다른 제어 없이 휠만 돌려서 손쉽게 넘을 수 있었다. 올해 3월 상용화할 예정이다. 코봇시스템은 시이에스에서 로봇, 휠체어 두 분야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국내 스타트업 ‘코봇시스템’(COBOT System)이 개발한 ‘코봇 휠’. 박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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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베니션 엑스포에서 열린 ‘접근성과 이동성, 격차 해소’ 세션에 발표자로 나온 에이머스 밀러 글라이던스 최고경영자(CEO)는 “장애인 접근성과 관련한 기술이 많이 발전됐다고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길에서 장애인을 쉽게 마주칠 수 없다”고 말한 뒤 “장애인이 기술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라이던스는 시각장애인용 로봇 개발기업으로, 자율이동 보조 로봇 ‘글라이드’(Glide)를 개발해 지난해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상을 받았다. 시각장애인인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리서치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듣는 지도’ 앱인 ‘사운드스케이프’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장애인 접근성, 이동성 기술은 무엇보다 장애인이 배우기 쉽고, 저렴해야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글·사진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시각 장애인용 로봇 개발기업 글라이던스(Glidance)가 개발한 자율이동 보조 로봇 ‘글라이드’(Glide). 박지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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