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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등하굣길이 모험"…尹관저 집회에 학교 못 간 한남초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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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 앞 집회와 소음…방과후 수업은 취소

학교·교육청, 경찰에 '통학로 확보' 협조 공문 발송

통학로 확보 요청에도 불안은 여전…"등하교 자체가 모험"

노컷뉴스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 앞. 나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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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등하굣길이 모험이 되지 않도록, 여기 모이시는 분들이 정치적 입장을 떠나 아이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지켜줬으면 해요"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한남초) 정문 앞. 돌봄 교실을 마친 아이들을 기다리던 학부모들은 아이가 정문 밖으로 나오는 순간부터 학교 인근을 벗어날 때까지 아이의 손을 꼭 잡았다. 집회 인파 속에서 아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며칠째 계속되는 '등하교 모험'에…경찰서에 협조 공문 보낸 교육청

한남초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등하교 불편은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에 대통령 지지자들이 새벽부터 한남초 앞으로 집결하면서 학교 앞 혼란이 불거졌다. 영장 집행으로 인한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이 기동대를 투입한 가운데, 초등학교 앞에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한남초 통행로 앞은 바리케이트로 막혔다.

등하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학교 측은 경찰서에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학생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6일 예정돼 있었던 예비소집일도 화상 소집으로 대체했다. 학교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래 예비소집일에는 학생 동행이 원칙이지만 집회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 때문에 화상으로 학생을 확인하고 부모님 중 한 분이 접수하는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도 대응에 나섰다.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은 한남초와 지난 6일 회의를 열고 용산경찰서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7일 보냈다. 공문에는 △통학로 확보 △소음 기준 준수 △학교 정문 무단 칩입 예방 △질서 유지를 위한 경찰관 배치 △학교 관계자 및 공사 차량 진입 가능 조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한남초 정문 앞 바리케이트 쳐졌지만…걱정은 여전

노컷뉴스

8일 오후 한남초등학교 정문 앞. 초등학교 진입로는 개방되고, 정문 앞은 바리케이트가 쳐졌지만 인파는 여전하다. 나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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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교육청의 협조 공문에 한남초 진입로는 개방되고, 정문 앞은 바리케이트가 쳐졌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은 여전하다. 7일 정문 앞에서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조심스럽게 자신을 한남초 학부모 대표라고 밝힌 A씨는 "(학교 앞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며칠째 아이들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학교 등하교 자체가 모험"이라며 "아이들이 오고 갈 수 있는 곳들은 (자리를) 비워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돌봄 교실에 다니는 아이를 매일 데리러 온다는 30대 학부모 B씨는 "동네 특성 상 집이 다 멀어 차로 오는데 주차를 할 수 없는데다가, 사람들이 마이크를 잡고 욕설 같은 것을 하니까 엄마 입장에선 너무 걱정이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8일 오후, 학교 정문 앞을 나선 초등학교 5학년 A양도 "선생님들이 위험하다고, 학교 주변 상황이 좋지 않다고 방과 후 수업을 모두 취소했다"며 "친구들이 너네 학교가 뉴스에 나오는데 괜찮냐고 물어본다"고 말했다.

한남초등학교는 중단된 '방과후 수업'을 9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한남초 앞에서 방과후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등하굣길 통합 안전 지원을 시작한다.

한편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재발부 되면서 관저 인근 지지자들의 집회는 다시 한 번 과열화하는 기류다. 8일 일부 지지자들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삭발식까지 진행하며 체포영장 재발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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