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띄어 쓰는 의존명사, 붙여 쓰는 어미 또는 접미사>라는 띄어쓰기 원칙을 새기자는 내용으로 미력이나마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먼저 빈번하게 잘못 쓰이는 '데'를 익힙니다. 띄어 써야 할 때 붙여 쓰고 붙여 써야 할 때 띄어 쓰는 경우가 흔하게 보여서입니다.
오, 엑스 용례입니다. 의존명사는 띄고, 동사나 형용사의 어간에 붙는 어미라면 붙여 쓴다는 것을 새겨봅니다.
- 길은 먼데 날은 저문다. ('멀다' 어간에 어미. O)
- 이 책은 국어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의존명사. O)
- 나 지금 무지 바쁜 데, 왜 자꾸 전화를… ('바쁘다' 어간에 어미. X)
- 내 집이 더 가까운데 있으니까, 내 집으로 가서 공부하자. (의존명사. X)
구분하는 요령이 있습니다. [데]가 장소, 곳, 일(事), 것, 경우 등의 뜻을 가지면 의존명사입니다. 명사이니까 [데] 다음에 조사 '에'를 붙이면 말이 척척 됩니다. 안 되면 의존명사로 쓰인 게 아닙니다. 여집합 격으로 모두, 어미로 쓰인 거라고 봐도 괜찮겠습니다.
국어기본법 |
위 예문 <내 집이 더 가까운 데 있으니까, 내 집으로 가서 공부하자>는 <내 집이 더 가까운 데에 있으니까, 내 집으로 가서 공부하자> 해도 같습니다. 의존명사로 쓰인 겁니다. 띄어 써야 합니다. 만일 <그쪽이 더 가까운데, 왜 이쪽으로 옮기지?>라는 문장이 있다면, 여기 '데'는 '가깝다'의 어미로 쓰인 것이니 붙여 쓰는 게 맞는 것이고요.
[간(間. 사이 간)]도 띄어쓰기가 어려운 낱말이지만 구분하는 요령이 없을 리 없습니다. 기억합시다. 두 대상의 '사이'를 뜻할 땐 의존명사이니까 띄어 쓰고 '동안'을 의미할 땐 접미사이므로 붙여 쓴다고요. '악몽과 같은 날이 한 달간 이어졌다'라는 문장의 띄어쓰기는 바르게 된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동안'을 뜻하니까요.
법은 되도록 지키는 게 좋겠습니다. 국어기본법도, 문법조차도요. 물론 사람 있고서 법 있습니다. 또 함께 사는 공동체를 위해 법이 있는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니기에 '되도록'이니 '좋겠다'느니 하는 [데]에서 멈추어 섭니다. 헌법은 그러나 질적으로 다릅니다. 그거 안 지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 기도 안 차게 우스꽝스럽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자기들은 안 지키고선 지켰다고 우기며 지키고 있는 이들을 향해선 안 지켰다고 하는 선동이자 망동입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요.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필수 교과 글쓰기 교과 교재편찬위원회, 『성찰과 표현』, 경희대 출판문화원, 2019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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