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경영진 CES 2025 기자간담회
트럼프 2.0·중국 공세에 ‘LG만의’ 대응 전략 강조
구독·플랫폼 사업 매출 2030년까지 3·5배 성장 목표
CEO 주관 분과별 TF 운영체계 구축
본원적·구조적 경쟁력 강화 총력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도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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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김민지 기자] “경쟁사(삼성)가 결국 구독 시장에 들어왔는데, 오히려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긍정적 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로봇은 ‘서튼 퓨처(certain future, 확실한 미래)’다. 인도 사업 이야기를 하면 가슴이 뛴다.”
올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은 “동화 속 복주머니처럼 LG전자 만의 플레이북을 갖고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방법을 준비해놨다”며 B2B(기업간거래) 비중 확대를 통해 ‘상고하저’ 실적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로봇 사업에 대해서는 확실한 미래 먹거리라고 자신하며 올 하반기 이동형 AI홈 ‘Q9’를 출시하겠다고 언급했다. IPO를 추진 중인 인도 시장에서 ‘국민 브랜드’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트럼프 2기·중국 공세엔 LG만의 대응 전략 있어”
조 CEO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5’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반기에 매출, 영업이익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하반기만 되면 실적이 빠지는 ‘상고하저’의 과제를 앞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B2B 사업 비중 확대와 지역별 밸런스 등을 통해 평탄화 시키는 작업을 반드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 전체 매출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을 45% 수준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난 2021년 27% 수준이던 B2B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5%까지 올라갔다.
그는 전날 발표된 2024년 4분기 실적발표에 대해 “하반기 손익이 시장 기대보다 못했던 부분은 예상치 못했던 물류비 때문”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트럼프 당선을 예상하고 미리 물건을 많이 해외로 실어나가면서 물류비가 60%씩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대 최고 성장을 하고 있는 등 우리 펀더멘털(본질)이 무너져서 그런 건 아니고, 일회성 비용 및 비경상적 활동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매출 22조7775억원, 영업이익 146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0.2% 상승, 53.3%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 글로벌 시장의 수요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및 중국 업체와의 경쟁 패러다임 심화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조 CEO는 LG전자만의 ‘복주머니’와 같은 플레이북으로 만반의 준비를 해놨다고 강조했다.
조 CEO는 “옛날 동화에 나오는, 여우에게 쫓길 때마다 열어보는 복주머니 같은 우리의 플레이북을 갖고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방법 등 준비를 다해놨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예상되는 관세 이슈 등에 대해 생산지 조정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대해서는 제품, 가격, 신사업 등 3가지 전략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품 기술력에서는 우위를 유지하며 격차를 더 벌려야 하고, 웹(web)OS처럼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는 등 사업 차별화가 원칙”이라며 “가격격 측면에서는 솔직하게 원가 경쟁력의 부족을 인정하고 따라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웹(web)OS 광고/콘텐츠사업을 포함한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매출을 오는 2030년까지 현재의 5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전사 영업이익의 20%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모델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IPO를 추진 중인 인도에 대해서는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하는 것”이라며 “인도에서 LG전자의 모든 제품이 1등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 끝이 아니라 인도에서 사랑받는 국민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 CEO는 “인도는 에어컨 보급률이 10%가 안되고, 인도 사람의 70~80%가 냉장고, 세탁기 없이 살고 있다”며 “앞으로도 많은 공장을 지어야겠다거나 인도 인재 확보에 대한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구독시장 파이 커질 것…로봇은 ‘확실한 미래’”
조 CEO는 이날 구독 사업 매출액을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키우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해 LG전자는 구독 사업에서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2023년 대비 75% 이상 성장한 수치로, 당초 계획했던 1조8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최근 삼성전자가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봤다.
그는 “한국 구독 시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며 “LG전자의 확실한 장점은 4000~5000명에 달하는 케어 매니저”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독 사업의 핵심은 할부가 아니라 케어”라며 “우리 케어메니저들의 역량, 네트워크, 오래된 경험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방문 케어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이고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며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는 말레이시아, 태국, 대만에 이어 인도,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 시장 저변 또한 본격 확대한다.
AI에 이은 차세대 격전지로 꼽히는 로봇에 대해서는 ‘확실한 미래’라며 사업 경쟁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CEO는 “로봇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유해야겠다고 생각해 베어로보틱스에 투자했다”며 “(LG전자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계약이라 상황보면서 추가적으로 지분을 투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향후 가사 휴머노이드를 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F&B, 물류 쪽 로봇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홈 영역에서도 준비하고 있다”며 “홈 영역이 LG전자의 메이저 그라운드이기 때문에 가사 로봇 혹은 가사 휴머노이드, 혹은 로봇타입드 가전 등 콘셉트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선행 R&D 역량의 75% 이상을 CTO부문에서 주도하는 중·장기 미래기술사업에 집중한다. ▷사업 잠재력 극대화▷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확대 ▷ B2B 사업 가속화 ▷신성장동력 조기 전력화 등의 전환 방향에 맞게 미래 유망 분야 길목기술을 확보하는 데에 집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CEO 주관 점검체계를 새롭게 구축해 ‘품질·비용·납기(Quality · Cost · Delivery)’로 대표되는 본원적·구조적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한다. 각 사업본부 및 본사 조직은 ▷제품 및 기술(Product & Tech.) ▷제조 원가(Cost) ▷R&D 및 운영(Operation) 등의 영역에서 리더십 확보를 위한 TF를 운영하고, CEO가 분과별 진척 상황을 직접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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