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해 질문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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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와 더불어민주당이 내통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민주당 의원들은 나 의원을 향해 “내란 동조범”이라고 비난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서 “헌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속도를 맞추기 위해 탄핵 심리를 졸속으로 하려고 짬짜미 한 것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의 해당 발언은 김정원 헌재 사무처장을 대상으로 한 질의 도중 나왔다.

나 의원은 “헌재가 자유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냐, 아니면 여론몰이에 의한 군중 민주주의에 굴복할 것이냐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며 “최근 헌재의 이런 행보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의결 정족수 문제라든지, 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헌재 결정문에 따르면 8인 재판관이 재판을 하는 것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갑자기 9인 체제 완성을 주장한다든지”라며 “저는 도대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 편향성에 대해서 사과하실 생각 있으신가”라고 물었다.

박 처장은 “헌재에서는 헌법에 따라서 공정하게 모든 사건 심리에 임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린다”고 짧게 답했다.

나 의원은 이어 “지난번에 민주당의 소추위원들이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빼버렸다. 그날 재판부에 있어서의 발언 내용을 보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재판장의 권위에 따라, 재판장의 의사에 따라 재판장께서 저희에게 권유하신 바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써 있고 이렇게 녹취돼 있다. 맞느냐”고 질문했다.

박 처장이 “청구인 대리인이 이렇게 말씀하신 바는 있다”라고 답하자, 나 의원은 “그럼 이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인가. 청구인 대리인이 재판부에서 권유하지도 않았는데 내란죄를 뺀 것인가”라며 “재판부에서 권유한 사실 있느냐 없느냐”고 거듭 따져물었다.

박 처장은 “변론 준비 절차는 모든 국민들이 보는 상태에서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재판으로서 일체의 의혹도 없고, 명확하게 공정하게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또 “민주당에서는 ‘(탄핵소추안에) 내란행위는 남겨 놓았다’, ‘내란죄라는 것을 뺀 것이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라며 “심리 절차에 있어서 어떤 차이가 있나”라고 질문했다.

박 처장은 이에 “지금 말씀하신 주장을 토대로 변론 준비 절차에서 피청구인 측에서도 그런 주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서 재판부에서 심리 중에 있다고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한마디로 반대심문의 보장이 부적절하게 이뤄지고, 또한 증인 채택이 안 되는 등 신속을 가장한 졸속 심리가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결국 저희는 헌재가 졸속 심판을 위해서, 졸속 심리를 위해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속도를 맞추기 위해 탄핵 심리를 졸속으로 하려고 짬짜미 한 것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도록 제대로 심리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 의원들은 나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