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넷플릭스 시리즈 '나는 신이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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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해 준강간·준유사상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씨(79세)에 대해서 대법원이 17년형을 선고했다. 하급심에 이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도 여신도들이 성적행위에 대한 판단과 결정을 하지 못하는 항거불능 상태에서 정씨가 추행 또는 간음한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호주 국적 여신도, 한국인 여신도들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앞서 2009년에도 20대 여신도를 성폭행한 죄로 징역 10년을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출소 이후에 또다시 여신도 대상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것이다. 정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여신도들은 세뇌되거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고, 자신은 신이 아니며 사람이라고 지속해 설교해 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정씨가 피해자들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나는 신이다’를 통해서 공개된 녹음파일을 증거 능력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정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정씨에게 1심보다 낮은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 않은 점이 형량에 영향을 미쳤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과 함께 있을 당시 현장 상황을 녹음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지만, 이를 녹음한 휴대전화가 현재 없어 원본 파일과의 동일성을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단도 원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거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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