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한 기능인이 자동차 도색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2018.4.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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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케이씨씨(002380)·삼화페인트공업(000390)·강남제비스코(000860) 등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노루페인트(090350)를 두고 2022년 환경부와 체결한 자발적 협약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노루페인트가 수용성페인트라고 홍보해 온 '워터칼라플러스'에 유성수지와 유성희석제를 기준치 이상 섞어 쓰도록 권장하는 편법을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시장 교란 행위이며 대기환경보전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으로, 환경부 역시 노루페인트 측에 워터칼라플러스를 전량 회수하라고 명령했다.

반면 노루페인트는 자사가 참석하지 않은 자리에서 업계가 주장하는 대로 실험이 이뤄졌다며, 동일 조건으로 실험을 요청했는데 환경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실험에 오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맞섰다.

업계 "유성페인트 근절 약속 했는데…편법으로 유성 섞어"

9일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제조사인 KCC·삼화페인트공업·강남제비스코·조광페인트·엑솔타코팅스템즈·PPG코리아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노루페인트가 2022년 환경부와 체결했던 자발적 협약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워터칼라플러스는 지난해(2024년) 3월 노루페인트가 출시한 자동차 보수용 베이스코트(차량 보수 시 마지막에 색상을 구현하기 위해 칠하는 페인트)다. 출시 당시 노루페인트는 워터칼라플러스를 수용성 페인트라고 홍보했다.

환경부는 워터칼라플러스가 실제로는 유성이라고 봐야 한다는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업계의 목소리에 따라 지난해 8~9월, KIDI(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수용성 여부 확인 실험을 의뢰했다.

실험 결과 워터칼라플러스에 수용성 바인더와 전용 희석제를 섞었을 경우 색상 편차가 13.7을 기록하며 확연히 다르게 보일 정도로 색상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루페인트가 제조하는 유성수지 및 유성희석제(제품명 HQ)와 섞었을 경우 색상 편차가 0.5를 나타냈다. 색상 편차 수치가 클수록 해당 색상의 재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결국 수성보다는 유성으로 사용해야 정확한 색상이 구현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또 해당 페인트의 색상 편차가 0.5일 때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함량은 리터당 766그램(g/L)을 기록했으며, 이는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정하는 기준(200g/L)의 3.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업계는 "노루페인트가 워터칼라플러스를 대리점에 공급하면서 유성 수지와 유성 희석제를 사용하라고 권장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졌다"라며 "노루페인트와 함께 시장에서 편법으로 유성 조색제, 유성 수지를 제조하여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니온플러스와 씨알엠에 대해서도 향후 꼼수 유통 근절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했다.

"누군 지키고 누군 안 지키고"…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비판

환경부는 VOCs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대기환경보전법'을 통해 페인트의 VOCs 함유기준을 제정해서 관리하고 있다.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중 베이스코트는 전 세계적으로 수용화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유성에서 수성으로 전환하고 있다. 환경부는 2020년 이후부터 베이스코트 VOCs 함유기준을 '420g/L → 200g/L'으로 강화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법안의 입법예고 과정에서 노루페인트는 기술 수준 도달 기간을 감안, 1년의 유예기간을 요청했고 결국 2021년 1월 1일 이후부터 강화된 200g/L 기준을 준수하도록 개정됐다.

이 기준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보수하는 공업사에서 유성이 아닌 수성을 사용해야 하므로 당시 대다수 페인트 제조업체는 수성 페인트로의 전환을 위해 공장 신설, 설비 투자, 신제품 개발 등에 집중했다.

이와 달리 노루페인트, 씨알엠, 유니온플러스 등 일부 제조사가 자동차 보수용 유성 페인트를 편법으로 유통 중인 정황이 드러났고, 결국 2022년 8월 환경부가 수성 페인트로의 전환 독려 및 유성 페인트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9개 페인트 제조사와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음에도 여전히 편법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자체 색차이 테스트 결과에서 평균 값 0.58이 측정됐다. 이는 환경부 색차이 실험 결과인 13.7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제공 = 노루페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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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빼고 실험한 결과, 다시 할 것…오류 있었을 것으로 예상"

업계의 비판에 노루페인트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오는 20일에서 24일 사이 환경부에서 실험했던 동일한 조건으로 페인트 제조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서 자체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앞서 환경부 실험 현장에 노루페인트 담당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 환경부 측에 노루페인트 담당자가 참석한 동일한 조건 실험을 요청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색상 편차가 발생한 점에 대해서도 "내부 검사 결과 색차값은 정상 수치이며 환경부 실험결과에 오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워터칼라플러스 '수지+조색제+희석제' 사용 시 색차 13.7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상적인 제품에 대한 결과를 확인하지도 않고 제품 회수 요구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 측은 "공업용 유성 도료가 자동차 보수용 대리점에 있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으며. 다만 이 도료가 자동차 정비소로 넘어가는 순간 법을 어기게 된다"며 "노루페인트는 자동차보수용 대리점에서 공업용 도료를 유통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공업용 도료 공급을 원하는 대리점에 단계별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수성 전환 가속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 가지의 수성 브랜드만 운영하는 타사와 달리 노루페인트는 시켄스, 워터큐, 워터칼라 플러스 3개의 수성 브랜드를 출시하고 운영하고 있다. 3가지 자동차보수용 수성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은 노루페인트가 국내 유일하고 비용도 적지 않게 든다"고 덧붙였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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