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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교황, 이스라엘 비판 강화 "가자의 비극, 수치스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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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연이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9일(현지시간) 비판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열린 주교황청 외교사절단 신년교례회 연설에서 "민간인에 대한 폭격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며 "병원이 파괴되고 한 국가의 에너지망이 공격받아 아이들이 얼어 죽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팔레스타인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규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합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가자지구에서는 아기들이 추위로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의료 시스템이 마비돼 어린이들은 적절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

교황은 전 세계 14억명의 신자를 거느린 가톨릭교회의 수장으로서 일반적으로 국제 분쟁에서 한쪽 편을 들지 않고 원론적인 긴장 완화를 강조한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응징이 과도하다며 전례가 없을 정도로 직설적인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교황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제노사이드(집단학살)에 해당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국제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을 빚었다.

같은 해 9월에는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폭사한 데 대해 "전쟁 자체가 부도덕하지만 그 전쟁 중에도 지켜야 할 도덕성이 있다"며 "(이스라엘의) 군사력 사용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교황 발언 직후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공습은) 하마스의 잔혹 행위에 맞서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것"이라며 "이중 잣대로써 유대국가·유대민족을 표적으로 삼지 말라"고 밝혔다.

이날 신년교례회에는 교황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184개국 외교사절단이 참석했다. 교황청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참석했다.

최근 감기에 걸린 교황은 이날 행사에 참석했지만 보좌관에게 원고를 넘겨 대독하게 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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