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11장 28절
평소에 잘 가지 않는 길로 산책을 나섰다가 저 문장과 마주쳤다. 어느 허름한 상가 건물에 있는 교회 간판에서였다. 그냥 가볍게 넘길 수도 있었으련만,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그런데 잠시 눈시울을 적신 후 놀랍게도 누군가의 품 안에 들어가 쉬었다 나오기라도 한 것처럼 위안을 얻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의지할 데는 줄어들고 무거운 책임만 늘어난다. 그래도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가 나만이 아니라는, 인생은 원래 이 모양 이 꼴이라는 깨달음만으로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살아 있는 한 짐을 지지 않을 수는 없겠지. 한 가지 커다란 위안은, 짐이 무거울수록 그것을 내려놓을 때의 기분도 그만큼 더 후련할 거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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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원 시인·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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