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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與 지지율 회복?… ARS 여론조사에 3가지 ‘착시효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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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확대 해석 말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 격차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NBS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이 36%, 국민의힘은 32%로 나타났다. 비상계엄 사태 10여 일 뒤인 지난달 16~18일 실시한 같은 회사 조사에서 두 당 지지율 격차는 13%p(민주당 39%, 국민의힘은 26%)였는데 3주 만에 9%p가 좁혀진 것이다.

이날 공표한 NBS 조사는 전화 면접 방식으로 했다. 최근 일부 자동 응답(ARS) 방식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해 민주당과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났는데 이런 흐름이 전화 면접 조사에서도 어느 정도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업계에선 기계가 조사하는 ARS 방식과 달리 면접원이 직접 응답자와 통화하는 방식의 전화 면접 조사는 ARS 조사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조선일보

그래픽=백형선


최근 ARS 조사에선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비슷한 40%대 지지율을 얻으며 상대적으로 더 우호적인 결과가 나왔다.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조사 결과를 보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0.4%, 국민의힘 40%로 오차 범위(±3.1%p) 내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현 여권 지지층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의기소침했다가 야당의 거듭된 폭주를 보며 결집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ARS 조사는 적극 지지층의 참여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현 여권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추세는 맞지만 3~4%대 낮은 응답률을 기록한 일부 ARS 조사는 적극 지지층이 과다하게 표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기계음을 들려주며 설문을 진행하는 ARS 조사는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거는 전화 면접 조사에 비해 응답률이 낮은 특성이 있다. 또 ARS 조사의 경우, 의견 표명을 유보하는 응답자가 설문에 응하는 비율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소극 지지층과 중도·무당층의 응답이 적은 여론조사는 착시 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ARS 조사는 응답자의 목소리를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현 여권 적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영남 60대 남성이 호남 20대 여성으로 거짓 응답하더라도 걸러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국민의힘에선 근래 여론조사에서 상승 흐름이 이어지자 고무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지만 여론조사 때문에 정국 대응 기조를 짜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엔 계엄 옹호론과 선을 긋고 윤석열 대통령과도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까지 탄핵소추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지휘하는 듯한 압박 발언을 내놓아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는 흐름이 여론조사에서 나타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 44명이 지난 6일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을 막겠다며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찾은 것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여론조사가 상승세를 보이는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서 내부적으로 확인해 정세를 신중히 판단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ARS

자동응답조사(Automatic Response Syst em)의 영어 약자. 전화를 걸어 미리 녹음된 기계 안내음을 들려주고 설문 조사를 하는 방식이다.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보는 ‘전화 면접 조사’보다 비용이 싸기 때문에 널리 활용된다. 조사원이 사람이 아니다 보니 응답자들이 중간에 전화를 끊는 경우가 많다. 면접 조사보다 응답률이 낮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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