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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삼성전자, 우려가 현실로?…'반도체 왕좌' SK하이닉스에 내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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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그래픽=박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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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실망감 가득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도 더 낮은 수준의 이익을 거두면서다. 이는 주요 사업부문 중 하나인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왕좌' 자리를 내어줄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일 2024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을 77조6289억원, 영업이익을 8조2105억원으로 예상했었다. 매출액의 경우 기대치에 가까운 실적이었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치보다 2조원가량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시장전망치는 이미 몇차례 눈높이를 낮춘 결과였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매출액을 82조원대, 영업이익을 13조원대까지 바라봤었고 이후 반도체 부문의 부진을 예상하며 매출액 78조원대, 영업이익 9조원대로 하향 조정했었다. 최근 전망치는 이보다 더 눈높이를 낮췄음에도 기대를 부응하지 못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임에도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냈다.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이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하는 상황에서 확정실적 발표까지 시장과 투자자들의 혼선을 완화하고 실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이번 잠정실적과 관련해 DS부문과 DX부문의 부진을 꼽았다. 그중에서도 DS부문은 메모리 사업의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및 비메모리 사업의 가동률 하락 등을 이유로 들었다. DX부문은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 및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낮아진 기대치보다도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자 증권가에서는 DS부문에 대한 실적 추정치를 낮춰잡고 있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DS부문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조5000억~3조원 수준이다. 연간 기준으로도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은 14조~15조원대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반도체 부문을 둔 '왕좌의 게임'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게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프앤가이드 추정치에 의하면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매출액은 19조6368억원, 영업이익은 8조79억원이다. 연간으로는 매출액 66조326억원, 영업이익은 23조3994억원이다.

SK하이닉스의 성적이 추정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이미 4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의 DS부문 뿐만 아니라 전체 부문의 합산 영업이익을 넘어선다는 얘기다. DS부문만 놓고 보더라도 3배가량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연간으로도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격차는 8조~9조원가량 차이가 날 수 있다.

양사의 희비가 엇갈리게 된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영향이 컸다. 범용 D램, 낸드의 경우 수요 침체 속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 등으로 인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HBM만큼은 인공지능(AI) 붐과 함께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거머쥐면서 최대 수혜를 누리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관련 기술 경쟁력이 뒤처진 탓에 흐름을 제대로 타지 못했던 게 뼈아픈 대목이다.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은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에서 삼성전자의 HBM 테스트와 관련해 "한국은 서둘러서 하려고 한다. 그것은 좋은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삼성은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해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성공을 확신하면서도 그간 HBM 테스트를 성공하지 못한 배경이 기술 문제였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에게 지금 더 급한 것은 본진인 메모리의 근본 경쟁력 회복이라 할 수 있다"며 "따라서 향후 변수는 메모리에서 선두와의 격차를 어떻게 좁히느냐의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단비 기자 2234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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