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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100억 대저택도 한순간에…화재 강한 집을 지으려면[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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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를 견디는 집, 설계와 자재가 좌우

강화된 기준과 꾸준한 관리도 필수적

9일(현지시간) 팰리세이즈 산불이 휩쓸고 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말리부 해안에서 불에 탄 주택들이 보인다. 2025.01.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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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말리부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은 수천 채의 주택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러나 폐허 속에서도 한 채의 집이 멀쩡히 남아 있어 눈길을 끌었다. 변호사이자 폐기물 관리업체 전 CEO인 데이비드 스타이너의 3층짜리 주택이다.

그는 자신의 주택이 무사했던 이유로 강력한 콘크리트 구조와 방화재를 사용한 설계를 꼽았다. 지붕에는 방화재를 사용하고, 암반 속 15m 깊이의 기반을 구축해 화재뿐 아니라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국내 건축물, 화재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을까?

국내에서는 2020년 전후 잇따른 대형 화재 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 역시 건축물 화재 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국토교통부는 대한건축사협회 등 15개의 유관 단체와 함께 건축화재 TF를 발족하고 약 1년간의 논의 끝에 2022년 '건축자재 등 품질인정 및 관리기준'을 시행했다. 자재의 품질 테스트와 유통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TF에 참여했던 남상득 건축사(㈜ 씨엔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강화된 기준은 자재의 품질 관리와 시공 단계에서 철저한 준수를 요구한다"며 "이제는 방화문뿐 아니라 문틀을 포함해 실제 화재 환경에서 시험을 거쳐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재 유통도 건축자재정보센터에 등록된 제품만 사용하도록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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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안전, 기술과 공동의 노력 필요"

남 건축사는 국내 건축물의 약 95%가 2020년 이전에 지어진 상태라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단열재, 필로티 상부, 방화구역 등은 화재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건축물을 어떻게 보강할지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라고도 덧붙였다.

또 화재 강한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연 자재 사용과 적절한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층 이상 건물은 외부 마감재에 불연 자재를 사용해야 하며, 단열재는 성능이 좋을수록 화재에 취약한 경우가 많아 불연 단열재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건축 설계 이외에도 "주방처럼 화재 위험이 높은 공간에서는 반드시 불연 자재를 사용해야 하며, 커튼이나 플라스틱 쓰레기통처럼 화재를 키울 수 있는 요소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방화 구획 설계와 복도 폭 확보, 피난 경로 설계를 통해 화재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가장 중요한 건, 건축법을 철저히 준수하면 충분히 안전한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했다.

화재 안전을 위해 최신 기술과 국민적 협력

화재 안전을 위한 최신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남 건축사는 "AI를 적용한 화재 감지기가 개발 중"이라며 "온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상 징후를 스마트폰으로 알리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건전지로 작동하는 소형 화재 감지기를 방마다 부착하면 초기 화재를 신속히 발견할 수 있다"며 "소형 장치지만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화재 예방을 위해 기술뿐 아니라 국민적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화재 안전은 건축주, 설계자, 시공자, 자재 생산자 등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집이 화재에 얼마나 강한지 스스로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화재 강한 집을 만드는 첫걸음입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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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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