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성장률 낮춘 이유
카드사용액 증감률 지난달 4.9%→이달 -0.8%로 뚝
건설투자 등 실물지표도 악화…"전망 더 낮아질수도"
한국은행의 시기별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그래픽=임종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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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여파가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연말 카드사용액이 급감하는 등 내수 회복을 지연시켰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6~1.7%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는데 이마저도 불확실성이 크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해소 시기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전개 등에 따라 성장률 전망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
정치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빨리 완화된다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줄어들 수 있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시기와 규모도 주요 고려사항이다.
한은은 20일 블로그를 통해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 자료를 게재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0.2%포인트(p) 가량 낮출 것이란 판단이다.
한은이 직전 경제전망(11월)에서 제시한 올해 성장률은 1.9%다. 한은이 '2025년 성장률 전망'을 제시한 이래 처음으로 1%대 숫자가 나왔다. 지난해 2월에는 2.3%를, 5월과 8월에는 2.1%를 전망했다.
하지만 11월 전망에서는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0.2%p 낮췄다. 그리고는 이달 중간점검식의 '경기 평가'를 통해서는 이보다 더 낮은 1.6~1.7%로 하향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수출 불확실성에 내수 회복까지 지연되면서 6개월 사이 성장률 전망이 0.4~0.5%p 낮아진 셈이다.
이는 국내외 주요 기관들 중에서도 낮은 축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은 각각 2%, 2.1%다. 이달 들어서는 정부가 1.8%를 전망했고, 주요 글로벌 IB(투자은행) 평균치가 1.7%를 기록했다.
이번 성장률 전망 하향 배경은 정치 불확실성에서 불거진 소비심리 악화에 있다. 한은은 "글로벌 수출 경쟁 격화,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외 여건의 역풍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겹쳐 경제 주체의 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9.6p 하락한 83.1을 기록했다. 하락 폭은 코로나19(COVID-19) 유행 시기인 2020년 3월(-21.2p) 이후 가장 컸다.
월별 카드사용액 증감율/그래픽=최헌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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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심리 위축은 카드사용액과 건설투자 등 실물 지표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카드사용액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개인 신용·체크카드' 사용액의 전년 동기대비 증감율은 지난달 1~24일 4.9%를 기록했는데, 25~31일 기준으로는 -0.9%로 하락했다. 이달 1~12일 기준으로는 -0.8%를 기록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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