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
달러인덱스 장중 1.3%↓, 2023년 11월 이후 최대 낙폭…
캐나다달러·멕시코페소·중국 위안 가치, 모두 1% 상승…
'석유 생산 확대' 행정명령 전망에 WTI는 1.32% 급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열린 47대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서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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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첫날 예상 밖 행보에 미국 달러와 국제유가가 흔들렸다.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와 관세 부과 발표 연기로 국제유가와 달러 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반면 유로, 파운드, 캐나다달러 등 관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국가의 통화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모두 올랐고, 유럽 주식시장도 상승 마감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이날 '마틴 루터킹 데이'로 휴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마켓워치·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관세 부과 방안을 보유했다는 소식에 전일 대비 최대 1.3% 하락하며 2023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장중 107.92까지 밀렸던 달러인덱스는 이날 1.17% 빠진 108.07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연설에 대해 "불법 이민,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파나마 운하 탈환 등에 집중됐다. 관세에 대해선 간략한 언급만 있었을 뿐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며 달러 가치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20일(현지시간) 기준 달러인덱스 추이 /사진=마켓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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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나는 즉각 미국 근로자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무역 시스템 점검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 시민들을 부유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며 대외수입청 설립을 언급했다. 다만 그간 강조했던 '취임 첫날 관세 부과' 언급은 없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 부과 방안 대신 미국의 무역적자 및 교역상대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조사하는 지시를 내릴 예정이다.
이날 앞서 외신이 보도한 대로 취임 첫날 관세 부과 조치가 나오지 않으며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하락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영향을 받을 것을 예상됐던 국가의 통화 가치는 강세를 나타냈다. FT에 따르면 유로, 파운드, 멕시코 페소, 캐나다달러 가치는 모두 달러 대비 1.1% 이상 올랐다. 최대 60% 관세 부과 위협을 받았던 중국의 위안 가치도 1% 이상 뛰었다.
JP모간체이스의 제임스 넬리건 전략가는 FT에 "관세(부과)가 즉시 시행되지 않는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달러에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시장도 이에 동조해 달러가 약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연방 기관이 대외 무역 관계 검토를 끝내면 공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 가치가 다시 오를 수도 있다고 점쳤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 추이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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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와 석유 시추 확대 행정명령 전망에 하락했다. 국제원유시장의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0.8% 떨어진 배럴당 80.1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품거래소의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32% 떨어진 배럴당 76.85달러를 기록했다. WTI 선물은 이날 미국 마틴 루터킹 데이 휴일로 종가를 산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에서 에너지 가격 폭등과 정부의 과다 지출을 인플레이션 위기 원인으로 꼽으며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를 예고하고 석유와 가스 시추를 계속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화석 연료 생산을 지금보다 2배로 늘리기 위해 석유 파이프라인 건설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석유 시추 금지' 행정명령을 뒤엎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 있는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한 지지자들 앞에서 무더기 행정명령 서명을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1호 행정명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각서 철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10만9000달러를 웃돌며 최고치를 경신했던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21일 오전 9시 현재 10만1846달러(코인마켓캡 기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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