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도 물가 0.1%포인트 올려
장바구니 물가도 뛰어... 배추 66% ·무 80% ↑
정부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냐"
2일 서울 시내 주유소.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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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2%대로 재진입했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휘발유 가격 등이 상승한 영향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과 달러 강세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5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작년 12월 상승률(1.9%)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넘긴 것은 2024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석유류가 전년 동월 대비 7.3% 오르며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두바이유가 지난달 배럴당 80.4달러를 기록하면서 한 달 새 7.2달러나 올랐다. 이에 따라 휘발유 가격도 지난달 리터당 1,709원까지 오르면서 전월보다 55원 상승했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지난해 12월 석유류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0%포인트였으나 지난달에는 0.3%포인트로 올랐다"며 "소비자물가가 상승한 주 원인이 석유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장바구니 채소값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무는 전년 동월 대비 79.5% 올랐고, 배추 또한 같은 기간 66.8% 상승하면서 물가 견인에 한몫했다. 특히 배추 가격 상승률은 2022년 10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무에 대한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재배면적을 확대해 수급불안을 차단하겠다"고 대책을 밝혔다.
문제는 앞으로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로 국제유가 및 환율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모형추정 결과를 감안할 때, 최근 환율 상승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포인트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환율·유가 움직임, 내수 흐름, 농산물 가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2월 경제전망 시 이를 반영해 수정 전망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재부는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1.9%)은 여전히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과장은 "연초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 등 상방압력이 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둔화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며 "물가안정 목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당분간 체감물가 안정에 주력할 방침이다. 주요 식품·사료원료에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한편, 농축수산물 비축·방출 등을 통해 먹거리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가격불안 품목에 대해선 대응방안을 신속하게 강구하기로 했다.
세종=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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