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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에 트럼프도 '관세'…LG엔솔, '中 주력 배터리' 잡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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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LG에너지솔루션 북미 리밸런싱/그래픽=김지영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공략에 출사표를 던졌다. 중국을 향한 '관세 폭탄'이 투하되는 것에 맞춰, 중국이 가장 강세를 보이는 LFP(리튬·인산·철)에서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

    1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 약 2조원을 투자해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양산 준비에 들어간 뒤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당초 홀랜드 공장의 경우 토요타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 기지 역할을 할 예정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토요타와 연 2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었는데, 이 물량을 염두에 둔 홀랜드 공장 증설이 추진돼왔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홀랜드 공장에서 ESS LFP를 양산키로 했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토요타 전기차용 NCMA 라인을 ESS용 LFP 라인으로 변경할 게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토요타 전기차향 물량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약 3조6000억원에 매입할 GM과의 JV(합작공장)인 얼티엄셀즈 3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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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미국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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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홀랜드 공장에서 올해 내에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LG에너지솔루션 측의 의지가 강하게 읽혀진다"며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 속에서 ESS를 통해 활로를 뚫겠다는 전략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북미 ESS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격이다. 미국 ESS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의 점유율은 8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저가 LFP 배터리가 중국의 주력이었다. 그런데 LG에너지솔루션이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을 밝히며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중국의 ESS용 배터리에 떨어질 '관세'가 노림수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6년부터 중국산 ESS 배터리에 대한 28.4% 관세를 적용키로 했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의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 38.4%의 관세가 매겨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ESS용 LFP'라는 중국이 가장 강세를 보이는 시장 공략을 서둘러 준비한 이유다.

    연내에 양산을 빨리 시작해 내년 이후 재편될 북미 ESS 시장을 차지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한 수로 해석된다. 북미는 가장 급성장하는 ESS 시장이기도 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22년까지 연 10GWh대에 머물던 미국 배터리 ESS 시장 규모는 지난해 37.9GWh로 급성장했고, 2030년에는 69.7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LFP ESS셀의 에너지 밀도를 개선하여 미국에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ESS 통합 시스템 솔루션에 고도화된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까지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FP를 무기로 미국 ESS용 배터리 시장을 장악해온 중국의 위상은 내년부터 K-배터리에 잠식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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