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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소비심리와 경제상황

    美 성장 엔진 식어가나…트럼프 관세로 인플레 우려, 소비심리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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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뉴욕 월가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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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소비 심리가 급랭하고 있다는 지표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경기 약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컨퍼런스 보드는 25일(현지시간) 2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98.3으로 전월 대비 7포인트 하락해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미국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11월에 112.8로 16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낸 뒤 3개월째 하락세다. 특히 이달 7포인트의 낙폭은 2021년 8월 이후 최대다.

    2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도 크게 하회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는 102.4였다.

    미국인들이 소비 심리 하락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컨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최근 계란값이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년 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는 지난 1월에 5.2%에서 2월에 6%로 올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가중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컨퍼런스 보드의 글로벌 지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테파니 귀차드는 "(조사 결과) 무역과 관세에 대한 언급이 2019년 이후 목격하지 못했던 수준으로 급격히 늘었다"며 "주목할 점은 현 정부와 정책에 대한 언급이 소비자들의 응답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소득이 걱정된다는 응답도 늘었다. 귀차드는 "노동시장 여건에 대한 시각이 약화됐다"며 "소비자들은 미래의 기업 여건에 대해 비관적이 됐고 미래 소득에 대해 덜 낙관적이 됐다. 미래 고용 전망에 대한 비관론도 심해지며 10개월만에 최고치로 올랐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신뢰지수 중 소비자들이 6개월 후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대지수는 72.9로 전월비 9.3포인트 급락했다. 기대지수가 80 밑으로 떨어지기는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컨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기대지수가 80 미만에서 지속되면 경기가 침체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향후 12개월 내에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응답은 9개월만에 최고치로 올라갔다. 다만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절대적인 응답 비율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했다.

    지난주에 발표된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도 컨퍼런스 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처럼 소비 심리는 약화되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올라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21일에 발표된 2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확정치는 64.7로 이달 초에 발표된 2월 예비치 67.8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이는 지난 1월 확정치 71.7에 비해 1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이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냉각되고 있다는 뜻으로 향후 소비 전망에 암운을 드리우는 것이다.

    반면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높아졌다. 향후 5~10년에 대한 2월 기대 인플레이션 확정치는 3.5%로 이달 초 예비치 3.3%와 지난 1월 확정치 3.2%에 비해 올라갔다. 이는 2021년 5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이다. 향후 1년에 대한 2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4.3%로 예비치와 같았지만 지난 1월의 3.3%에 비해서는 1.0%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한편, 소비 심리 하락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며 이날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093%포인트 급락한 4.297%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12월11일 이후 최저치다.

    다만 이같은 경제 성장에 대한 불안이 아직까지 향후 금리 전망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3월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은 최근의 소비 심리 약화 조짐에 관계없이 95%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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