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창희 씨 유족 수용…2018년 미쓰비시 측에 승소한 15명 중 1명 남아
서울 용산역 광장에 있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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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인 고(故) 정창희 할아버지 유족들이 일본 기업 대신 정부 산하 재단으로부터 배상을 받는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일본 기업을 상대로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했던 피해자 15명 중 14명이 ‘제3자 변제’를 수용해 배상금을 받게 됐다.
정 할아버지 유족들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채권을 가진 국내 회사에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라”는 추심금 청구 소송을 내 최근 1심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당사자다. 유족이 이날 배상금을 수령하면서 이 소송도 취하될 것으로 보인다.
● 2018년 대법원서 승소한 15명 중 14명 배상금 수령
26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은 이날 오전 유족 측에 배상금을 지급했다. 배상금은 원금 8000만 원에 이자 등 2억5000여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족들은 지난해 재단에 배상금을 수령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쓰비시가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아 유족들은 돈을 받을 수 없었다. 유족들은 결국 미쓰비시에 지급해야 할 돈이 있는 국내의 한 회사를 상대로 “그 돈을 배상금으로 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에 정부는 2023년 3월 일본 기업 대신 국내의 재단이 기부금을 받아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이 매각될 경우 한일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걸 고려한 조치였다.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한 정부는 2018년 일본 기업을 상대로 대법원에서 승소한 피해자 15명에 대해 배상을 받을 의향이 있는지부터 확인했다. 이중 11명이 배상금을 받겠다고 밝혔다. 정 할아버지 유족을 비롯한 4명은 “일본의 사과를 받겠다”며 배상금 수령을 거부했다. 하지만 지난해 생존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와 고 이춘식 할아버지가 마음을 돌려 제3자 변제를 수용했고, 이날 정 할아버지 유족도 배상금을 지급받은 것이다. 15명 가운데선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승소 확정된 고 박해옥 할머니 유족이 배상금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 할아버지 유족들이 국내 한 회사를 상대로 “미쓰비시중공업에 줘야 할 돈을 배상금으로 지급하라”며 냈던 추심금 청구 소송도 취하 절차를 밟게 된다. 앞서 1심인 서울중앙지법은 이달 18일 이 회사가 미쓰비시 측에 IT 서비스 수수료로 줘야 하는 8360여 만 원을 유족에 지급하라는 유족 측 승소 판결을 했다. 이 판결이 확정된다면 강제징용 피해자가 국내에서 소송을 통해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을 배상금으로 받는 첫 사례가 될 예정이었다.
재단은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한 피해자 15명에 대한 배상금 지급이 마무리되는 대로 2019년 이후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절차를 본격적으로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2월 재단은 2023년 12월과 2024년 1월에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피해자 52명에 대해서는 생존 피해자 8명에 대해서 먼저 배상금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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