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와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등이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승무원에게_운동화를!’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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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날을 앞두고 여성 승무원들이 ‘#승무원에게_운동화를!’ 캠페인을 선포하며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와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등은 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무원에게_운동화를!’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철도 등 객실 승무원들은 업무 시 굽이 높은 불편한 구두를 신게 되어있는데, 이는 장시간 서서 일하는 객실 승무 노동자의 건강권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또 안전 업무를 수행하는 승무원의 역할을 고려할 때도 부적절하다.
23년째 대한항공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편선화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여성부장은 “승무원은 장거리 비행 때 평균 1만5000보 이상을 걸어야 하는데도, 딱딱한 구두를 신는다”며 “장시간 구두를 신으면서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이 만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무원들은 단순히 편안함을 위해 운동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상상황에서 승객을 탈출시키는 등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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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전국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 용산익산지부장도 “300km가 되는 KTX에서 승무원들은 돌아다니며 업무를 수행하는데 열차의 흔들림을 서서 버티고 있다”며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역사 내의 열차 플랫폼은 매우 미끄럽다. 구두를 신고 역사 내를 이동하거나 이례 사항이 발생하였을 때 뛰어다니면 안전사고의 위험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래 서서 일하는 철도 여성 승무원들 다수가 하지정맥류로 고통받고 있고, 열차 발판에 미끄러져 홈과 열차 사이로 추락하는 산재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정맥류는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았고, 결국 산재로도 인정받았다. 철도 여성 승무원들은 이에 구두를 신어야 한다는 규정을 바꿨다.
조건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젠더와노동건강권센터 상임활동가는 “업무 시 굽이 높은 불편한 구두를 신게 하는 것은 일터에 명백히 존재하는 해결되어야 할 위험”이라며 “이는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은 뒷전으로 미룬 지침이라는 점과 더불어, 자본이 옷과 신발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사안까지 노동자들을 통제하고자 한다는 점에서도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승무원들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 노동자들에게 메이크업, 유니폼, 구두 등 여러 복무규율이 강요된다고 지적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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