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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란 보란 듯…예멘 후티 반군에 공습 최소 31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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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후 최대 무력 사용…핵협상 거절 보복 성격

후티 반군 “전쟁범죄”…이란 “미, 외교 지시 권한 없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군 함정에서 예멘 일대의 후티 반군을 겨냥한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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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군이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실행했다고 확인했다. AFP·로이터통신 등은 이번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숨졌으며, 공격이 며칠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오늘 미군에 예멘의 후티 테러리스트들을 겨냥해 결정적이고 강력한 군사행동을 실행하도록 지시했다”며 “후티 반군은 미국과 다른 나라의 선박과 항공기, 드론을 겨냥해 무자비한 해적 행위와 폭력, 테러를 벌여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압도적이고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란을 향해 “후티 테러리스트에 대한 지원은 즉시 끝나야 한다”면서 “미국인과 그들의 대통령, 세계적 항로를 위협하지 마라. 그렇게 한다면 미국은 완전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단행한 최대 규모의 해외 무력행사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당국자의 말을 빌려 공격이 몇주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을 공격한 것은 이란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에게 핵협상을 제안하는 편지를 보냈으나 12일 하메네이가 이를 일축하며 거절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공격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장을 막기 위한 핵협상 재개 의지를 밝히면서도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역내 친이란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약화된 것도 트럼프 행정부가 공습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NYT는 일부 외교안보 참모들이 후티 반군이 장악한 영토를 상실하게 만들 수 있는 보다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중동 분쟁에 휘말리는 것을 우려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전략을 승인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미 국무부는 홍해와 아덴만의 상선과 미군을 대상으로 수백차례 공격을 벌였다는 이유로 후티 반군을 ‘해외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미 국방부는 후티 반군이 2023년 이후 미 군함을 174회, 상선을 145회 공격했다고 밝혔다. NYT는 이번 공습이 후티 반군이 장악한 레이더와 방공망, 미사일 및 드론 체계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 측은 16일 예멘 수도 사나를 겨냥한 미군 공습으로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101명이 부상당했으며,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이 공격을 “전쟁범죄”로 규정하며 “이 침략에 대응 없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우리 예멘 군대는 확전에 확전으로 맞설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란 외교장관인 아바스 아라크치는 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 정부가 “이란의 외교정책을 지시할 권한이 없다”며 “이스라엘의 대량학살 지원과 예멘인에 대한 살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16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이 전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양측이 무력 사용을 자제하고 정치적 대화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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