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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8 (화)

‘14조 거부’ 김병주 회장, 이례적 사재출연… 변제금액 최대 5000억이나 실제론 못 미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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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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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5년 3월 17일 11시 4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기업 회생 사태로 사면초가에 몰린 가운데, 김병주 MBK 회장이 사재 출연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회생 신청을 앞두고 판매했던 단기 채권과 관련해 ‘사기 발행’ 논란이 커지고 MBK 본사에 대한 세무조사까지 실시되자 결국 김 회장이 직접 나서기로 한 것이다.

MBK와 홈플러스는 사재 출연 규모가 얼마나 될지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소상공인 및 영세 업체에 대한 미지급 대금을 우선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변제 금액이 많게는 5000억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이는 2월 12일~3월 4일 발생한 채권 규모가 1월 1일~2월 11일 발생한 회생채권 금액과 같다는 전제하에 나온 계산으로, 실제 변제 금액은 여기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김 회장의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회장이 피투자사의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사재를 투입하는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MBK 관계자는 “회생절차 과정에서 상거래 채권자들이 재무를 전액 변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영세 소상공인들의 경우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재정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이 안심하고 홈플러스와 원활히 거래를 이어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다. MBK 지분 17%만 갖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사재 출연은 홈플러스가 발행하는 신주나 채권을 김 회장이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MBK는 지원 대상을 ‘소상공인과 영세업체에 대한 결제대금’으로 정했을 뿐,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MBK 관계자는 “(김 회장이) 개인적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며, 홈플러스 측과 협의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며 “아직은 정확한 출연 금액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상거래채권(물품 대금, 공사 대금, 용역 대금 등)은 회생채권과 공익채권으로 나눌 수 있다. 회생채권이 회생절차 개시 전에 발생한 것이라면, 공익채권은 회생절차 개시 후에 발생한 것으로 회생 계획과 관계없이 수시로 변제해야 하는 채권을 뜻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달 4일 이전에 발생한 대금 중 1월 1일부터 2월 11일까지 발생한 금액에는 법원의 허가가 필요한 회생채권과 공익채권 일부가 섞여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7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457억원, 1127억원씩 총 4584억원어치 채권에 대한 변제를 승인한 상태다.

2월 12일~3월 4일 발행한 채권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됐다. 공익채권은 법원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아 먼저 변제가 이뤄지고 있다. 공익채권의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나, 기간이 한 달이 채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생채권(1월 1일~2월 11일) 금액에는 한참 못 미칠 것이라고 시장에서는 추산한다.

그 중 홈플러스가 이달 13일까지 지급을 완료했다고 밝힌 금액은 3400억원이다. 여기엔 회생채권과 공익채권 변제액이 섞여 있다. 따라서 12일부터 발생한 공익채권 금액을 최대치로 잡아 회생채권(4584억원)과 같은 수준이라고 단순 가정한다면, 상거래채권 금액은 총 92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오며 미변제 금액은 최대 5800억원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다만 공익채권은 발행 기간을 고려할 때 회생채권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미변제액은 5800억원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홈플러스 채권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몫은 우선 변제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채권 투자 규모는 2000억원대로 파악된다. 여기에는 판매사인 신영증권과 신용평가사가 엮여 있고 금융감독원의 조사도 진행 중이어서,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나 MBK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MBK 관계자는 “유동화 상품은 증권사에서 발행해 판매한 것으로, 홈플러스는 증권사가 누구에게 판매하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들어갈 것을 미리 알았으면서 채권을 발행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다만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바와 같이 매입채무 유동화 관련 홈플러스의 채무는 회생 절차에 따라 전액 변제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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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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