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5월 중국 군함이 대만 주변을 항행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18일 하루동안 중국군 전투기 및 드론, 기구 59대를 감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하루동안 탐지된 최대 수치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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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대만 총통이 중국을 “외부 적대세력”으로 규정한 이후 연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대치가 양보없는 ‘치킨게임’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번 대치는 지난 7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강경 발언으로 시작됐다. 연례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왕 부장은 “대만의 유일한 호칭은 ‘중국 대만성’”이라며 압박했다. 그러자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 연예인 일부가 소셜미디어(SNS)에 왕 부장의 발언을 동조하는 글을 올리며 파문이 확대됐다.
지난 13일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의 다섯 가지 위협에 맞서 17가지 반격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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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에는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국가안보고위급회의(확대 NSC)를 개최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은 이미 대만의 반(反) 침투법이 정의하는 ‘해외 적대세력’이 됐다”고 반격했다. 지난해 대만에서 적발된 간첩혐의자 64명 가운데 전·현직 군인이 각각 15명과 28명으로 66%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군사재판제도를 복구하고, “적에 대한 충성표현” 처벌 조항을 추가하며, 통일전선 활동 배경이 있는 중국 인사의 대만 방문을 금지하는 등 모두 17가지 대응 조치를 발표하며 중국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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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10번째 전시대비훈련
17일에는 군사적 조치에 나섰다. 중국인민해방군은 이날 대만해협에서 ‘합동 전시 대비 순찰’을 시행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젠-10, 쿵징-500 등 중국 전투기와 무인드론이 28차례 출격했으며 이 중 12대가 해협 중간선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이날 순찰은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이자 올해 들어서 10번째 훈련이라고 대만 연합보가 보도했다.
방첩기관인 중국 국가안전부도 이날 대만 사이버부대 요원의 신상정보를 폭로하며 공격에 가세했다. 국가안전부는 대만의 사이버전 담당 부대인 정보통신전자군(資通電軍) 소속 장병 4명의 사진과 개인 정보를 공개하며 지난해 6월 발표한 “‘법에 따른 ‘대만 독립’ 완고(頑固) 분자의 국가 분열·국가 분열 선동 범죄 처벌에 관한 의견’에 입각해 평생토록 죄를 추궁하겠다”라고 공격했다.
린위팡(林郁方) 대만 전직 입법위원은 “지난해 9월 중공이 대만 사이버전 요원 3명을 공개한 것이 성공적인 사이버 공격에 대한 보복이었다면, 이번의 폭로는 보다 ‘큰 그림’에서 나왔다”라며 “대만 정보기관의 대부인 다이리(戴笠, 1897~1946)의 기일에 맞춘 시위”라고 분석했다.
지난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회의실에 ‘대만성’이라는 표기가 걸려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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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친중’ 국민당 의원 퇴출 노려
장징(張競) 중화전략학회 연구원은 “중국의 폭로는 대만 사이버전 요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며 “미국 국가안보국(NSA)이나 영국 정보통신부(GCHQ)의 관행에 맞게 신원이 노출된 요원을 해고하고 새로운 신분을 만들어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린취안중(林泉忠) 홍콩 칼럼니스트는 “이번 라이 총통의 17가지 공세적 조치는 ‘친중’ 국민당 의원을 퇴출시키는 ‘파면’ 캠페인, 중국의 반(反) 분열국가법 시행 20주년 여론 효과 차단, 트럼프에게 베이징의 ‘위험’과 대만 위기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려는 세 가지 복합적인 고려에서 나왔다”라며 “대만이 안보와 자유의 균형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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