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시진핑, 파나마 운하 항구 매각 발표에 격노…4월 2일 서명 예정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전승인 없는 매각 결정으로 트럼프와의 협상 카드 없어져

매각 대상 중국 밖이어서 거래 중단 쉽지 않아

홍콩 행정장관 “홍콩의 법과 규정에 따라야”

[파나마시티=AP/뉴시스] 13일 파나마 운하에 미국 해안경비대 선박이 정박해 있다. 2025.03.19.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으로 홍콩 기업이 파나마 운하 양측의 항구 운영권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격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시 주석이 화를 낸 것은 해당 회사가 매각 결정을 하기 전 중국 당국에 사전 승인을 구하지 않은 것이 주요 이유다.

중국 정부의 의사 결정권을 잘 아는 사람들에 따르면 시진핑 지도부는 파나마 항구 문제를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카드로 활용하려고 했으나 무산됐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4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파나마 운하는 중국에 준 것이 아니다”며 운하 회수에 대한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파나마 운하를 되찾을 것이고 이미 그것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의회 연설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 홍콩에 본사를 둔 대기업 CK 허치슨 홀딩스는 파나마 항구 운영 사업 지분을 미국계 자산운용 블랙록·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TiL 그룹 컨소시엄(블랙록-TiL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운하 통제를 위해 주둔 군 병력을 늘리는 등 군사적 옵션을 구사할 수도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파나마 운하가 미중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홍콩 기업이 사실상 압력에 굴복해 매각 의사를 밝힌 것은 시 주석으로서는 패배자로 낙인찍히는 것이어서 불만을 나타냈을 것이라고 WSJ은 풀이했다.

베이징에서는 상무부와 시장규제관리국 등 정부 부처가 매각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매각 규모가 228억 달러에 이르는 거래는 다음달 2일까지 확정 문서에 서명하고 그 후 다수의 규제 기관이 동의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WSJ은 “중국 당국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매각을 중단시킬 간단한 방법은 없다”며 “매각 대상 자산이 모두 중국 본토와 홍콩 밖에 있으며 당사자들은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사전 통보도 없이 일을 저지른 홍콩 회사에 분노를 표시해야 하지만 거래를 무산시키려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장을 높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점이 딜레마다.

트럼프가 관세 전쟁의 포문을 연 가운데 중국은 보복 관세 부과에 나서면서도 신중하게 수위 조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가 “곧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만날 것”이라고 운을 띄워 놓아 트럼프와의 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할 처지다.

CK 허치슨의 매각 발표가 나온 뒤 중국 공산당 대외협력기관인 중앙대외연락부 마후이(馬輝) 부부장 등 대표단이 14일부터 이틀간 파나마를 방문해 주요 정당 지도자들과 싱크탱크들과 회담을 가졌다.

하루 전인 13일 홍콩 대공보가 CK 허치슨의 매각은 “모든 중국인에 대한 배신”이라는 논평을 게재하자 홍콩 및 마카오 사무판공실이 공식 웹사이트에 전문을 공유하며 불만을 나타냈다.

중국측에서는 18일에도 잇따라 불만이 표출됐다.

대공보는 항구가 매각돼 파나마 운하 운영이 정치화되면 추가 요금 및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홍콩 기업이 이에 눈을 감는다면 전략적 시점에서 경쟁자에게 칼을 넘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국제 경제 및 무역 관계에서 강압 또는 괴롭힘 전술의 남용에 반대한다”며 항구 매각은 홍콩의 법과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항구 매각에 대한 논평 요청에 “중국은 경제적 강압, 패권주의, 괴롭힘을 통해 다른 국가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고 훼손하는 움직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뉴시스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