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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본회의 3시간 앞두고 극적 타결…18년 만에 연금개혁, 주요 장면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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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금개혁 관련 여야 합의문 발표를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2025.03.20.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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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국민연금의 모수개혁과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등 '연금개혁안'에 대해 20일 국회 본회의 개의 3시간을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했다. 국민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에 손을 대는 모수개혁은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이번 연금개혁안은 당장이라도 국회 문턱을 넘을 듯 훈풍이 불다가도 다시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등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나온 성과다. 최근 2주 간 긴박했던 여야의 국민연금 개혁 논의 과정을 짚어봤다.


시들하던 연금개혁안, 이재명 "국민의힘 안, 전폭 수용" 지시에 급물살

'받는 돈'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두고 여야는 좀처럼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기존 40% 수준인 소득대체율에 대해 민주당은 44~45%로 올리자고 주장해왔는데 국민의힘은 43% 이상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버텨서다. 그러던 연금개혁 논의는 지난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의 제안을 전폭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여야가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소득대체율 이외에도 쟁점은 여전했다. 당시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안을 수용하는 전제로 △국가 지급보장 명문화 △출산 및 군복무 크레딧 확대 △저소득층 보험료 지원 등 세 가지 사항을 국민의힘의 안을 수용한 전제로 내세웠다. 또한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대해서는 구조개혁 논의를 통해 다뤄야 할 사안이라며 거절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김미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금특위를 구성한 뒤 복지위에서 모수개혁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이에 반박하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강선우 간사. 2025.3.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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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조정장치는 인구와 경제 상황 등에 따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장치를 말한다. 구조개혁은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등을 조정하는 모수개혁보다 큰 개념으로, 퇴직연금, 기초연금 등 국민연금과 연계할 수 있는 연금제도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작업을 뜻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전격 수용' 입장에 환영한다면서도 연금개혁의 '합의 처리'라는 원칙을 확인받고자 했다. 소득대체율 이외에도 여야가 논의해야 할 사안들이 적지 않은데 민주당이 다수 의석으로 강행 처리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전격 수용 입장 발표 후 "지금까지 연금은 한 번도 여야 합의로 처리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구성 시 '여야 합의처리'라는 문구를 넣고 합의처리를 하는 것이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3시간 만에 여야 협상 결렬…與 "특위 구성부터" vs 野 "안되면 강행 처리"

연금특위 구성의 '합의 처리'라는 조건은 여야 협의에 걸림돌이었다.

여야는 20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지난 18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대표 회동을 진행했다. 회동 직후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모두 '크레딧 문제'를 포함한 모수개혁안을 먼저 처리하는데 합의했다는 브리핑을 했다. 하지만 이날 여야 합의는 고작 3시간 만에 깨졌다. 국민의힘이 모수개혁보다 연금특위 구성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여야 합의 처리' 문구를 재차 문제 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비공개 회동을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2025.3.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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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주당은 여당이 합의 내용을 번복했다며 반발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연금특위 구성에는 합의했고 이는 정책 사안인 모수개혁과 결부시킬 문제가 아니다"며 "오전의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의 여야 공통 합의를 전면으로 뒤집는 합의 번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연금개혁안의 국회 단독 처리도 시사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앞서서도 협상이 공전하게 되면 모수개혁 합의안을 기초로 민주당이 단독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는데, (단독처리를) 적극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19일 심야 회동에도 재차 합의 불발 위기...18년 만의 연금개혁안에 공동 서명까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합의 불씨를 살리려 물밑 협의를 이어갔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단독 처리는 정말 최종적으로 합의가 되지 않으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그건 진짜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했고 조금만 (더 논의를) 해보면 대화가 되면서 약간 풀릴 지점들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를 위해 여야 원내대표단부터 다양하게, 정말 많이 만나고 많이 얘기했다"고 했다.

여야는 세부 내용에 대한 최종 합의를 위해 19일 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여야는 소득대체율부터 '합의 처리' 문구, 각종 크레딧 제도 등에 대한 세부적인 이견을 모두 좁힌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안은 각 당 지도부에게 보고 후 각 당 지도부 차원의 발표가 이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금개혁 관련 여야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우원식 의장, 박 원내대표. 2025.3.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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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20일 오전 연금개혁 논의는 또 다시 난항에 빠졌다. 이번엔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군 크레딧 제도 인정 기간에 대해 전날 합의 내용과는 다른 조건을 내건 까닭이다.

이와 관련해 박 위원장은 "군 크레딧 문제 합의 내용에 다소 아쉬운 지점이 있어 기간을 조금 늘릴 수 있지 않을까하고 제안을 던진 것이지 합의를 깨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며 "(여야 모두) 이것 때문에 판을 깨긴 어렵지 않나라고 얘기했다"고 했다.

또 다시 이어진 물밑 논의 끝에 여야는 이후 군 크레딧 제도는 전날 합의한 대로, 현행 군 복무를 마친 사람에게 6개월의 추가 가입기간을 산입하던 것에서 최대 12월 안으로 실제 복무기간을 산입하기로 이견을 가까스로 봉합했다.

여야는 20일 오전 11시40분 여야 원내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 간 긴급 회동을 통해 연금개혁에 대한 최종 합의안에 서명했다. 여야 간 합의안이 담긴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이날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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