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폭력·협박 ‘가시화’
집 주소 찾아내 허위 신고도
머스크는 ‘판사 탄핵’ 부추겨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건다는 이유로 일부 판사들을 향해 쏟아낸 모욕적·선동적 언사가 ‘좌표’가 되는 중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공격이 단순 비방과 명예 훼손을 넘어 실질적인 폭력과 위협으로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판사 공격 사례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 지지자들이 미국 사법 체계의 정당성에 의문을 품으며 위협의 강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법부 공격은 비방성 게시글과 악성 댓글을 넘어, 현실의 위협으로 출현하고 있다. NYT는 폭탄을 설치했다고 위협하거나, 판사 자택 인근에 경찰특공대가 출동하도록 허위 신고(스와팅·Swatting)를 하거나, 집 주소로 피자를 배달시키는 식의 위협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피자 배달을 받았다는 한 판사는 NYT에 “재판관과 그의 가족이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보안관실(USMS)은 “새로운 형태의 위협이 전국 각지에서 나타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공화당이 임명한 제프리 서튼, 리처드 설리번 연방항소법원 판사는 지난 11일 “판사를 향한 위협은 헌법에 대한 위협”이라며 사법 독립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이러한 위협과 폭력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최측근들이 부추긴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스버그 판사를 찍어 “좌파 미치광이” “판사 탄핵” 등을 거론하며 공격했고 수갑을 찬 판사들이 끌려가는 사진을 올리며 조롱을 쏟아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판사 탄핵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법정 최고 금액의 기부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19일 엑스에 “200년이 넘도록, 판사를 사칭하는 활동가들이 법체계를 이리 극단적으로 남용한 적은 없었다”며 “그들을 탄핵하라”고 작성했다.
미국 내에서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이클 루티그 전 연방법원 판사는 이날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법치주의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그는 지난 몇주간 헌법과 법치주의, 사법부와 사법 시스템을 향한 공격을 주도했다”고 비판했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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