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2 (토)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미군도 구조조정, 트럼프 칼 뽑는다…주한미군도 영향?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군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칼날을 뽑을 태세다. 미 국방부가 전 세계 각지의 전투사령부를 통합하면서 합동군 훈련까지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일미군 전력 확대 중단까지 거론되면서 주한미군도 트럼프발 예산 감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CNN이 입수한 미 국방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미 유럽사령부와 아프리카사령부를 유럽사령부 본부가 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로 통합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미 본토와 캐나다·멕시코를 담당하는 북부사령부와 중남미 지역을 맡는 남부사령부 역시 아메리카사령부로 묶을 가능성이 거론됐다.

현재 미군은 전 세계를 6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통합전투사령부를 운영 중이다. 통합 대상에서 제외된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중부사령부는 각각 아시아와 중동을 관할한다.

CNN은 해당 문건과 관련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가 연방기관에 광범위한 예산 삭감을 촉구하면서 국방부가 이번달에 작성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군의 연간 예산은 8000억 달러(약 1116조원)가 넘는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전투사령부 통합으로 5년간 3억3000만 달러(약 4800억원)를 아낄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전투사령부를 통합하면 사령관의 작전과 지휘 범위가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관할 지역이 광범위해지면서 임무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또 “주일미군 전력 확대를 중단할 경우 병력 증원과 지휘통제 개량 포기에 따라 11억 달러(1조6000억원)의 예산 감축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당장 일본에선 “미·일 동맹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0일 아사히신문은 “미국 측이 주일미군 재편 계획을 중지한다면 미·일간 파문이 일어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보고서에도 “미·일 양국의 정치적 위험을 초래하고, 태평양 지역에 대한 지휘통제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겼다.

한국 정부 당국도 초긴장 상태다. 주한미군이 예산 삭감 대상에 오를 수 있어서다. 다만 CNN은 주한미군에 대해선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문가 사이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미군 축소안을 통해 한국 정부에 주한미군 방위비 재협상을 요구하거나, 한·미 간 통상 문제를 압박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주한미군 감축의 명분이 안 되도록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에 기여하는 안보 효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며 “같은 압박을 받는 일본과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의 안전보장 문제에서 발을 빼려는 분위기도 읽힌다. NBC는 “(국방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 이래 75년간 미 4성 장군이 겸임하던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SACEUR)을 미군이 맡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예비역 해군 대장은 “동맹에서 발을 빼는 중대한 신호로 보일 것”이라며 “엄청난 정치적 실수”라고 방송에 말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